107년 전 그날처럼…전주신흥고서 울린 '대한독립 만세'

"과거 만세운동 경험하는 마음으로 참여"
신흥중·고, 기전여고, 시민 등 500여 명 참여

14일 오전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전주신흥고등학교에서 열린 '3·13 만세운동' 재현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26.3.14 ⓒ 뉴스1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107년 전 전북 전주 시내를 가득 메웠던 항일 독립의 외침이 14일 전주신흥고등학교 일대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찾은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의 전주신흥고등학교 운동장. 1919년 3월 13일 당시 전북 최대 규모의 만세운동이 펼쳐졌던 곳이다. 이날 운동장은 흰 두루마기를 입은 500여 명의 학생들과 시민들로 가득 찼다. 태극기를 든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로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아이까지 가세했다. 평소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렸을 교정에는 비장한 '만세' 삼창이 울려 퍼졌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징 소리와 함께 시작된 행진을 따라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연달아 외쳤다. 행렬이 학교 정문을 나서 중화산동 일대 도로로 접어들자,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로 장면을 담으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교복을 입고 태극기를 든 기전여고 조선하 학생(17)은 "과거 만세운동을 다시 경험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어 왔다"며 "매년 3월이면 신흥중·고등학교랑 기전여고가 함께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하는데, 저희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함께 참여해 더욱 뜻깊은 행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4살, 6살 자녀와 함께 참여한 정 모 씨(42)는 "삼일절에 아이들과 책을 읽었는데 유관순 열사가 열일곱 살에 독립 만세운동을 하다 옥중에서 순국했다는 부분을 아이들이 감명 깊게 읽었다"며 "유관순 열사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아이들과 함께 느껴보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전주신흥고등학교에서 열린 '3·13 만세운동' 재현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26.3.14 ⓒ 뉴스1 장수인 기자

기접놀이·풍물단을 통해 재현행사에 참여한 전효영 씨(67)도 "만세운동 행사에는 처음 참여하게 됐다. 처음 왔지만, 뜻깊은 자리에 참여하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자라나는 세대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를 되새기고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3·13 만세운동은 107년 전 1만여 명이 참여한 전북 최대 규모의 독립 만세운동이다. 서문교회 김인전 목사와 당시 신흥학교·기전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돼 전주 남부시장에서 대규모 만세운동을 전개했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은밀히 만세운동을 준비한 이들은 몰래 운반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남부시장 장터에 모여든 군중들과 함께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다. 하지만 당시 전주 우편국 앞에서 총격을 가하는 일제 군경의 저지로 해산됐다.

이같은 항일 역사를 기리기 위한 전주 3·1운동 기념비는 현재 전주 신흥고등학교 입구와 전주 남부시장에 세워져 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