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00만원 나올 판"…주유소 몰린 차량에 주유기도 고장

전북지역 유가 2주 새 최대 20% 상승…중동사태 여파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이 몰려들고 있다.2026.3.10/뉴스1 문채연 기

(전주=뉴스1) 문채연 기자 = "이번 달 기름값이요? 100만 원은 나올 것 같아요."

10일 오후 1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 간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상승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요소를 찾기 위한 시민들이 몰리면서다.

차들이 몰리면서 주유소 입구 일대 차로 하나가 사실상 마비됐고, 운영 중이던 주유기 6대 중 1대는 과부하로 고장 나기도 했다.

이날 해당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750원, 경유는 1725원이었다. 이는 이날 한국석유공사가 공표한 전북 평균 가격(휘발유 1899원·경유 1916원)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이 주유소를 찾은 이지연 씨(20대)는 "직업 특성상 차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 주유를 자주 해야 하는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크다"며 "조금이라도 싼 곳에서 주유하려고 검색해 왔다. 사람이 몰려 30분 넘게 기다렸다"고 말했다.

전국을 오가며 일을 한다는 박승지 씨(70대)는 "보통 한 달 기름값으로 60만 원 정도를 잡고 지내는데, 이번 달은 벌써 40만 원을 썼다. 이 추세면 이번 달 기름값이 100만 원은 나올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박 씨는 "일을 하려면 차를 탈 수밖에 없는데, 기름값은 계속 오르니 먹고 살기 힘들다"며 "생활비를 줄여 기름값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기름을 넣고 있다.226.3.10/뉴스1 문채연 기자

국내 기름값은 미군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지난달 28일 이후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북 지역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28일 리터당 1687원에서 이달 10일 1899원으로 약 12% 올랐다. 경유는 같은 기간 리터당 1587원에서 1916원으로 약 20.7% 증가해 휘발유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주유소 유형별 가격 차이도 나타났다. 알뜰주유소의 기름 가격이 기업 직영점보다 비싼 양상을 보였다.

실제 이날 전주시에서 기름 가격이 낮은 주유소 상위 10곳은 모두 기업이 운영하는 직영점이었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기름값 1700~1800원대를 유지한 반면, 알뜰주유소는 1800~1900원대를 기록했다.

알뜰주유소 업계는 석유공사에서 공급받는 도매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도내 한 알뜰주유소 대표 A 씨는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로부터 기름을 공동 구매해 일반 주유소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왔다"며 "그런데 최근 석유공사에서 공급받은 경유 도매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리터당 2000원에 매입했어도 다른 주유소 가격을 고려해 200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1800원대에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도매가격 자체가 높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주 내 유류 최고가격제(가격상한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가격상한제는 석유 가격이 급격히 변동할 경우 정부가 판매가격 상한선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번에 시행될 경우 제정 29년 만에 처음이 된다.

tell4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