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구금으로 '옥살이'…50년 만에 재심 무죄
재판부 "피고인 불법 구금 인정, 자백도 신빙성 없어"
- 강교현 기자
(군산=뉴스1) 강교현 기자 = 북한을 찬양하는 이야기를 듣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법 구금돼 옥살이했던 고인이 50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백상빈 부장판사)는 29일 반공법 위반(찬양·고무 등 불고지)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6개월을 선고받았던 고인 신충관 씨(1955년생·1984년 사망)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신 씨는 어로 작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한 동료 선원들이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인지했음에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신 씨는 1973년 1월부터 1976년 5월까지 군산 선적 A 호의 선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검찰은 신 씨가 동료 선원으로부터 '이북에서 대접을 잘 받았다', '이북은 공장이 크고 시설이 좋더라', '이북에서 새 옷과 새 신발을 주는 등 대우를 잘해 주더라' 등의 발언을 들었음에도 신고하지 않았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했다고 판단했다.
신 씨는 1972년 10월께 영장 없이 연행돼 불법 구금됐으며, 군 복무 중이던 1976년 해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져 군 법원으로부터 징역 6년에 자격정지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들은 고인이 된 신 씨를 대신해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11월 재심 개시가 확정됐다.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심 결정의 기초가 된 자료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영장 없이 연행돼 불법 구금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법정 진술 외에 주변인들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 등의 증거를 살펴봐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무죄가 선고되자 신 씨 아내와 다른 재심 청구인의 가족들은 방청석에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 사건 변호인은 "이 사건으로 28명이 추가로 처벌을 받았었는데, 신 씨가 50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며 "신 씨 가족은 물론 남은 27명의 명예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kyohyun2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