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전자기기서 순도높은 금 뽑아낸다'…고기능성 흡착 분리막 개발
윤영상 전북대 교수, 원성욱 경상국립대 교수 연구팀과 개발
- 임충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버려진 전자기기에서 순도 높은 금을 선택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전북대와 경상국립대 공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29일 전북대에 따르면 윤영상 교수(화학공악부) 연구팀이 강산성 환경에서도 금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고기능성 흡착 분리막'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폐전자회로기판(PCB)은 금과 은 등 고가의 귀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도시광산'으로 불린다. 그러나 복잡한 금속 조성과 강한 화학처리 공정이 필요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금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회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윤영상 교수팀은 원성옥 경상국립대 교수팀과 함께 연구에 나섰고, 최근 분리막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분리막은 아민 기능기를 가진 고분자를 플라스틱 기반 막에 안정적으로 결합한 구조로, 금 이온과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에 구리나 니켈 등 다른 금속보다 금을 우선적으로 흡착할 수 있다.
실제 실험 결과, 해당 분리막은 그램(g)당 720~870mg 수준의 금을 흡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기록했으며,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흡착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금 이온이 분리막에 흡착된 뒤 별도의 환원제나 추가 약품 없이 금속 상태로 자연 환원된다는 점이다. 이에 기존처럼 강산 처리나 고온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사용된 분리막을 태우면 순도 높은 금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해당 분리막은 최소 3회 이상 반복 사용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었으며, 폐전자회로기판 용액을 연속적으로 흘려보내는 공정에서도 금만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데 성공해 산업적 적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윤영상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분리막으로 환경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도시가 곧 광산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버려진 전자기기에서 자원을 되찾는 순환경제 기술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기술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원성욱 교수는 "현재 제가 참여한 창업기업 ㈜엡틀러스에서 해당 기술의 파일럿 실증을 진행 중이다"면서 "앞으로는 배터리 폐기물 등 다양한 산업 폐기물로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화학공학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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