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마자 웃음 번져…도심 밝히는 '산타버스'에 시민들도 기분 전환
버스회사 "시민에게 웃음 주고 싶어서" 운행
- 장수인 기자, 문채연 기자, 문재욱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문채연 문재욱 기자 = "산타버스 탄 것만으로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웃을 일이 없었는데 기분 전환이 되네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전 11시께 전북 전주시 금암동의 전북대학교 정류장. 반짝이는 조명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민, 이른바 '산타버스'가 정류장으로 서서히 들어섰다.
산타버스의 외관은 여느 시내버스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는 달랐다.
창문에는 눈송이 모양 스티커가 붙었고, 화려한 반짝이 장식은 버스 손잡이를 감싸고 있었다. 천장에는 은은한 조명등이 설치돼 내부를 환하게 밝혔다. 크리스마스 캐럴도 반복해서 울려 퍼졌다.
버스 승객들은 입구부터 반짝이는 조명에 놀란 듯싶다가도, 곧 웃으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환한 얼굴로 버스 곳곳을 촬영하던 전북대학교 1학년 김 모 씨는 "시험 기간이라 정신없이 살다가 이렇게 산타버스를 마주치니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타자마자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사진을 찍어 간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중리 인근 한 아파트 단지 정류장에서 산타버스를 탄 박 모 씨(40대)도 "이렇게 꾸며놓은 버스는 처음 타본다. 소소하게 재밌다"며 "최근엔 날씨도 칙칙해서 웃을 일이 없었는데, 일상 속 작은 이벤트가 된 것 같아 기분 전환이 된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산타버스가 매년 도로 위를 달려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주부 한 모 씨(50대)는 "부산 산타버스는 민원 때문에 없어졌다가 다시 생겼다고 들었다"며 "위험한 것도 아닌데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없어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 모 씨(20대)는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우연히 탔는데, 불편한 점도 없고 오히려 보기 좋다"며 "내년에도 산타버스를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산타버스 운행 기사들은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산타 모자를 착용하고 운행에 나설 계획이다.
버스 회사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시민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연말인데도 불구하고 예전보다 조용한 분위기라 산타버스를 제공해 시민들을 미소 짓게 해주고 싶었다"며 "산타버스를 탄 승객들이 조금이나마 미소 지었으면 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객들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기사들도 사명감을 가지고 안전 운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매년 연말에 산타버스에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타버스는 8-1, 8-2 버스 운행 구간에 투입된다.
전주시시설관리공단도 이달 31일까지 '바로온' 마을버스 3대를 산타버스로 꾸며 운행한다. 이 버스에선 산타 복장을 한 운전기사를 만날 수 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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