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꺼내 먹었다가 실직 위기까지…절도 혐의로 법정 간 40대

[2025년 전북 10대 뉴스] ②'1050원 간식 절도' 사건 재판
1심 '벌금 5만원' 뒤집고 항소심서 '무죄'

편집자주 ...<뉴스1 전북취재본부>는 올 한 해 전북을 달군 주요 10대 뉴스를 선정해 5일에 걸쳐 되짚어본다.

초코파이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함/뉴스1 DB

(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 올해 전북에서는 이른바 '초코파이 절도 사건'으로 불린 소액 절도 사건이 큰 화제가 됐다. '1050원어치 간식 절도' 사건 피고인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 전국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왔다.

이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보안 협력업체 직원 A 씨(41)는 탁송 기사들이 모두 떠난 새벽 시간 평소처럼 사무실을 돌며 소등 상태와 냉난방기 작동 여부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사무실 한편의 냉장고 문을 열었다.

A 씨가 꺼낸 것은 450원짜리 초코파이와 600원짜리 커스터드, 총 1050원어치 간식이었다.

냉장고 속에서 꺼내 먹은 간식은 곧 사건이 됐다.

A 씨는 물류회사 관계자의 고발로 수사를 받았고, 기소까지 됐다. 당초 A 씨는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벌금 액수 자체는 작았다. 하지만 A 씨는 절도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경비업법에 따라 20여년간 일했던 직장을 잃을 수도 있었다. 생계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A 씨는 결백을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 씨의 절도 혐의를 인정하며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A 씨는 곧바로 항소했다.

벌금 5만 원 선고는 큰 논란을 불러왔다. '과연 기소까지 할 사안인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2심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도 "(세상이) 각박한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검찰 시민위원회를 열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시민위원 12명 중 다수는 '선고유예' 구형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선고유예를 구형했다. 선고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형의 선고를 미뤄줬다가 2년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형 선고가 없도록 해주는 제도로,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의 효력이 사라져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죄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벌금 5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새벽 시간대 탁송 기사와 보안업체 직원들이 냉장고 간식을 자유롭게 이용해 온 관행이 있었고, 여러 진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간식을 먹어도 된다고 오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사무실 구조와 냉장고 위치, 간식의 용도와 가격, 근무 형태 등을 종합할 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물건을 가져간다는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A 씨는 절도 혐의를 벗게 됐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