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의혹' 사찰 압수수색에 신도들 "성스러운 수행 공간에 대한 도전"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신도회 "경찰 사과하라"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신도회가 17일 오전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2025.11.17/뉴스1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경찰이 최근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김제 금산사와 군산 은적사 등을 압수수색 한 것과 관련해 신도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신도회는 17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압수수색은 한국 불교의 전통과 정신을 이어온 성스러운 수행 공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전북경찰청장의 사과와 수사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산사와 은적사는 그간 진행된 수사 과정 중 사실에 근거해 성실히 협조해 왔다"며 "수사기관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성역에 대한 예고 없는 공권력 침탈 행위는 금산사 승려와 불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압수수색으로 금산사의 신성함과 청정함이 크게 훼손됐다"며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권력의 강제력 행사는 국민들과 불자들에게 불필요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또 "압수수색 당시 경찰이 사찰 관리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한 사찰 진입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10만 명 이상의 신도는 이번 압수수색을 종교탄압으로 간주하고, 매우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금산사와 군산의 한 건설업체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은 금산사 전 주지 A 씨가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을 독점 수주하는 등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편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뤄졌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