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민단체 "금산사 압수수색 환영…조계종단 청렴성 회복해야"

조계종 "수사 신중하게…종교 탄압으로 비칠 수 있어"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관계자들이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27/뉴스1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경찰이 금산사 전 주지의 공사 대금 횡령 의혹 규명을 위해 사찰을 압수수색 한 것과 관련해 종교시민단체가 환영하고 나섰다. 반면 대한불교조계종은 유감을 표명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7일 논평을 내고 "조계종의 핵심 교구본사를 사법당국이 직접 수사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사법당국이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의 비리가 아닌 종교 권력과 국고보조금이 결탁한 중대한 '권력형 부패'로 규정하고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불교의 가장 청정해야 할 공간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 자체는 참담하지만, 부패를 척결하고 자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종교의 근간은 사회적 신뢰"라며 "조계종단은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으로 종단 전체의 청렴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유감을 표명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입장문을 통해 "금일 오전 경찰이 김제 금산사, 군산 은적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우리 종단은 이 사안을 매우 엄중히 인식하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그 과정에서 신앙의 도량인 두 전통 사찰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찰은 부처님을 모신 청정한 수행과 신앙의 공간이기 때문에 종교적 공간에 대해 강제 수사가 이뤄진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조치는 자칫 법 집행의 본래 취지를 넘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종교탄압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경찰 당국은 향후 수사 과정에서 종교적 특수성과 국민의 신앙 감정을 깊이 헤아려 보다 신중하고 중립적인 절차로 진행해 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시간 30분가량 금산사와 군산의 한 건설업체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은 금산사 전 주지 A 씨가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을 독점 수주하는 등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편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지난달 27일 A 씨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발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