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 '강압 수사' 현안 많은데…'열차시간'에 밀린 전북청 국감
[국감현장] 2년 만에 열렸지만 1시간 만에 종료
겉핥기식 질문·답변만 오가
-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신준수 기자 = 2년 만에 열린 전북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고작 국회의원들의 '기차시간'을 이유로 급하게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해병대원 순직 사건 외압 의혹과 경찰관들의 강압수사 논란 등 핵심 현안에 대해 겉핥기식 질문과 답변만 오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북 전주시 전북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북경찰청 국감은 오후 2시 20분쯤 시작돼 1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국정감사 시작부터 '기차 시간'을 이야기한 국회의원들은 마지막까지 '기차 시간 때문에 짧게 한다'며 질문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먼저 국감장을 달군 이슈는 채 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 김철문 청장이 해병 특검의 압수수색을 받은 이른바 '수사 외압 의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지금도 경북청 수사에 문제가 없고, 외압이 없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냐"고 물었고, 같은 당 박정현 의원도 "'수사 결과에 외압이 없었다. 절차따라 진행했다는 것을 고수하고 있는 거 맞냐"며 "특검이 진행 중이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경종 의원 또한 "경북청장 때 전화나 청탁이 없었나. 전화 말고 문자나 그런 것도 없었냐. 다 본인 판단이냐"며 집요하게 물었다.
김 청장은 "특별한 외압이 없었다"며 "지금 특검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는 정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8월 수사를 받던 피의자 3명이 잇따라 숨지며 불거진 '강압수사'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간판 정비사업과 관련해 익산시 사무관에게 뇌물을 건넨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A 씨가 경찰의 강압수사를 토로한 뒤 자신의 사업장에서 숨졌다. 또 같은 달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는 압수수색 중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성범죄로 수사를 받던 또 다른 피의자는 충남의 한 갯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은 "도민의 신뢰가 바닥인 것은 느끼냐. 개별 수사관의 문제가 아닌 수사문화나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청장은 "미흡한 점이 있다.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현대판 장발장 사건이라 불리는 일명 '초코파이 절도 사건'도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다.
박정현 의원은 "전북경찰청은 초코파이를 비롯한 1050원어치 과자 취식을 절도로 송치했다"며 "수갑 대신 영양수액을 준 충북경찰청과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 감정도 그렇고 이건 하청 노동자 괴롭힘이다"며 "경찰이 이걸 조정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범죄자 잡는 게 수사지만 그 방향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전북 경찰에는 사람이 없다. 깊이 반성하라"고 강조했다.
전북 경찰이 1층 홍보관에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기재한 것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의원들은 "국가가 민간인을 부당하게 학살한 국가폭력인 여순사건을 좌익세력, 반란과 소요라는 세 단어로 규정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즉각적인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여순사건은 아직 진상규명이 진행 중이고 생존자와 유가족이 존재하는데 전북경찰청의 이러한 태도는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질타했다.
김 청장은 "송구하다. 지적을 새겨듣고, 문제 게시물을 제대로 검토해 올바르게 수정하겠다"고 했다.
soooin9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