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상삼리 산성, ‘백제의 만경강 거점’ 확인

백제 기와 활용한 사비기 축성… 지역사 규명 핵심 자료 확보

전북 완주군은 17일 "상삼리 산성이 백제 사비기에 축조된 만경강 유역 지배의 핵심 거점 성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완주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5.10.17/뉴스1

(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전북 완주군은 17일 "상삼리 산성이 백제 사비기에 축조된 만경강 유역 지배의 핵심 거점 성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완주 상삼리산성은 둘레 986.5m 규모의 백제 시대 성곽으로, 1960년대 조사 이후 보존과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훼손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지난 9월부터 추정 남문지와 남성벽을 중심으로 긴급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남성벽은 너비 약 10m, 최대 높이 3.75m에 달하며 흙과 돌을 혼합해 쌓은 '토석혼축(土石混築)' 구조로 확인됐다.

특히 성벽 안쪽 상층부에서는 빗물 침투를 막기 위해 다량의 백제 기와를 점토 덩어리와 함께 깔아 축조한 흔적이 발견됐으며, 바깥쪽 석축은 토성벽을 지탱하고 지하수 배수를 위한 구조로 추정된다.

성벽 안쪽 평탄지 시굴 조사에서는 집수시설로 보이는 점토층과 주거지·건물지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또 다량의 백제 기와와 토기류가 출토돼 상삼리산성이 사비기(6세기 중엽 이후)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이번 조사를 통해 훼손 위기에 놓였던 상삼리산성의 구조와 축성 시기가 규명되면서 향후 정비·보존 대책 마련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상삼리산성이 상운리고분·운교유적 등 주변의 마한~백제 유적과 함께 백제의 만경강 유역 진출과 지배체제 변화를 밝히는 핵심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발굴조사 현장과 주요한 성과는 향후 영상으로 제작돼 완주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이번 발굴 성과를 통해 상삼리산성의 구체적인 구조와 성격을 명확히 규명할 계획"이라며 "역사적 가치를 지닌 상삼리산성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돼 완주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