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겪는 소방관 4300여명인데 심리상담사 태부족"

한병도 의원 "상담사 1명, 779건 맡는 셈"
"'1관서 1상담사' 기준 충족 위해 노력"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10.21/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익산=뉴스1) 장수인 기자 =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심리상담을 원하는 소방관이 급증하고 있으나 상담사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을)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방청 '찾아가는 상담실'을 통한 상담 건수는 2020년 4만 8026건에서 지난해 7만 9453건으로 4년 새 3만 1427건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상담사 수(102명)를 감안하면 단순 계산상 상담사 1인당 연간 약 779건을 상담한 셈이다.

소방청은 상담사 인력을 증원하고 있다. 2020년 72명이던 상담사 수는 올해 128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소방관서 수(268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1관서 1상담사' 기준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소방관서마다 부족한 상담사 수는 △경기 16명 △전남 14명 △서울 13명 △경북 12명 △강원·전북·경남 각 10명 △충남 9명 △충북 7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방공무원의 마음 건강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소방공무원은 2020년 2666명에서 2024년 4375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우울증을 겪는 소방관은 2028명에서 3937명, 자살위험 소방관은 2301명에서 3141명으로 증가했다.

한병도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마음 건강은 재난 대응력과 국민 안전을 좌우하는 국가적 과제"라며 "국가가 이들의 마음 건강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방치"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이어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이른 시일 내 소방관서당 1명의 상담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