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비튼 '심청'부터 광복둥이 할매 댄스까지…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나흘간 6개 프로그램 10회 공연 매진…객석 점유율 80.4%
- 장수인 기자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닷새간 축제 여정의 막을 내린다.
17일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마무리되는 올해 소리축제는 개막공연 '심청'을 통해 평단과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등 우리 전통 예술도 '세계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평을 듣고 있다.
올해 축제 키워드는 '본향의 메아리'(Echoes from the Homeland)로 축제 기간 판소리를 중심으로 월드뮤직·클래식·어린이 공연 등 총 77개 프로그램 91회 공연이 진행됐다.
전날 기준으로 전주의 아침 등 학인당 프로그램 전체가 매진됐으며, 손열음&고잉홈프로젝트, 동희스님의 범패 등 6개 프로그램 10회 공연도 매진됐다. 객석 점유율은 80.4%(총 좌석 8256석 중 6635석 예매)를 기록했다.
소리축제와 국립창극단이 공동 제작한 개막공연 '심청'은 원작을 뒤집은 작품으로 축제 개막일인 13일부터 이틀간 상연됐다.
독일 만하임 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요나 김이 연출한 이 작품 속 심청은 유교적 가치를 부수고 힘을 가지지 못해 억압당했던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새로운 인물로 그려져 개막 전부터 공연계의 관심을 모았던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연이 진행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1층 R석과 S석 점유율 98.5%에 이르렀다.
이 공연을 본 관객들은 "분노하고, 슬퍼하고, 동감하고, 나는 어땠을까. 많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첫째 날 본 심청, 둘째 날 본 심청이 각기 달랐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축제에선 문체부 공모사업인 '지역 거점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전통음악 유통 플랫폼 '소리넥스트'도 눈길을 끌었다.
'소리넥스트'는 전통음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일종의 음악 시장이다. 소리축제는 3년간 13억 5000만 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전통음악의 국내외 유통을 맡는다.
또 신인 중심의 소리 프론티어와 전문가가 추천한 소리 초이스 등 12개 팀의 쇼케이스가 이번 축제 기간 펼쳐졌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K컬처 성장과 함께 우리 예술가들을 기다리는 곳이 더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소리축제를 통해 더 많은 예술가가 세계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축제 기간 판소리 공연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쳐졌다. 판소리 고정 마니아들의 요청에 따라 기존 명인홀에서 자리를 옮긴 '판소리 다섯바탕'에선 국창급 명인과 현재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중견 명인, 그리고 떠오르는 스타 소리꾼의 판소리까지 세대별 소리의 매력을 선사했다.
블라인드 심사를 거쳐 선발된 5인의 소리꾼들이 펼친 '청춘예찬 젊은판소리'는 젊은 소리꾼들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개인 독주 연주 형태의 '산조의 밤'과 8개 서양 챔버 악기와 장구로 구성된 '영산회상'은 세계 초연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주최 측이 전했다.
이들 외에도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문화권과 국가 출신 공연팀이 각국의 전통과 당대 음악을 선보이는 장이 마련됐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주축으로 각국 음악가들이 참여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도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또 '소리썸머나잇'은 매일 밤 3000여명에 달하는 관객을 만났다. 무료로 진행된 이 공연엔 월드뮤직과 나윤선&벵자멩 뮤쎄 듀오, 이날치, 서도밴드, 송소희 등이 참여했다.
이날 폐막공연에선 안은미 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 공연엔 지역 광복둥이 할머니도할머니도 함께한다.
이왕준 축제 조직위원장은 "5일간의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축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며 "축제를 찾아준 모든 관객에게 감사하고, 내년에도 더 나은 축제, 함께 만드는 축제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도 "올해 소리축제는 개막공연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으며, 예술성과 관객 참여 등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며 "참여해 주신 모든 도민 여러분과 축제를 만들어준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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