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앞잡이' 이두황 단죄비 파손…"교통사고로 추정"
- 강교현 기자,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신준수 기자 =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파로 꼽히는 이두황의 반역 행적을 알리기 위해 세운 단죄비가 파손된 채 발견됐다.
29일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기린봉 일대에 설치된 '이두황 단죄비'가 훼손됐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된 사진에는 단죄비가 한쪽으로 기울고 하단이 떠 있는 모습이 담겼으며, 인근 교통신호제어기 하단에도 긁힌 자국이 남아 있었다.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22~23일 사이 교통사고로 파손된 것으로 보이나, 해당 시간대에 접수된 사고는 없었다"며 "현재 경찰이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 중으로, 가해 차량을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두황은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일명 '여우사냥') 당시 훈련대 1대대장으로 시해와 시신 훼손에 가담한 인물이다. 사건 직후 일본으로 도피한 그는 이토 히로부미의 비호 아래 조선 중추원 부찬의로 복귀했고, 1908년에는 전라북도 관찰사로 부임해 호남 지역 의병운동 탄압에 앞장섰다.
이후 1910년부터 1916년까지 전라북도 도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일제의 식민통치에 협력하고, 지방토지조사위원장을 겸임하며 토지 수탈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 공로로 한국병합기념장, 대례기념장, 서보장 등 각종 훈장을 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두황 사망 100주년이던 2016년, 그가 묻힌 기린봉에 단죄비를 세우고 친일 행적을 고발해왔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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