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수확 구슬땀" 베트남·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의 '농활'

전북국제교육협력진흥원 추진

농활체험에 참가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전북 부안군 하서면 한 농가를 찾아 수확이 끝난 양파밭에서 멀칭비닐을 제거 작업 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유경석 기자

(부안=뉴스1) 신준수 기자 = "어제는 비 오는 밭에서도 일했어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신기하고 점점 재밌어졌어요."

25일 오후 2시께 찾은 전북 부안군 하서면 청호수마을의 한 양파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10여명이 양파를 수확한 뒤 남은 '멀칭비닐'(밭의 제초와 작물의 보온을 위한 비닐)을 걷어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 학생은 바닥에 붙은 비닐이 잘 떨어지지 않자 옆 친구를 불러 함께 비닐을 걷어냈다. 이들은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에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

호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팜하이아잉(20·베트남)은 "어제는 비 올 때 야외에서 일하고, 오디농장에서 가지치기도 했다"며 "처음엔 정말 힘들긴 했지만, 신기하고 재밌다"며 "또 우리가 일손을 거들어 농민분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우석대학교에서 온 사르바르(23·우즈베키스탄)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서 크게 힘들진 않았다"며 "조금씩 다른 점도 있어 오히려 더 재밌었고, 유학생 친구들과 함께여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활체험에 참가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전북 부안군 하서면 한 농가를 찾아 수확이 끝난 양파밭에서 멀칭비닐을 제거하고 있다. ⓒ News1 유경석 기자

농장주 역시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지역에서 유학생들의 도움이 반가웠다고 전했다.

이날 양파밭 주인 김영택 씨(57)는 "원래는 기계로 비닐을 걷는데, 비가 오다 보니 인력을 직접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돈을 들여서 인력을 따로 써야 하나 고민했는데, 유학생들이 와줘서 큰 도움이 됐다. 혼자 했으면 몇 배는 더 걸릴 작업이 금방 끝나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문화처럼 여름방학이면 농활에 갔다. 하지만 지금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이번 활동은 전북국제교육협력진흥원이 주최한 '외국인 유학생 농촌생활 체험'의 일환으로, 전주대·전북대 등 도내 대학 유학생 40여명이 23일부터 27일까지 부안과 김제 일대에서 생활하며 농촌 생활을 체험하고 있다.

송기택 전북국제교육협력진흥원 교류협력실장은 "부족한 농촌 일손을 돕는 동시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서로 교류하며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올해 처음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도민과 외국인이 하나 되는 전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onmyj03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