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통 샀는데 여왕벌이 왜 없어?' 양봉업자 살해·유기한 70대 구속

피의자 유치장서 음독 시도 후 건강 회복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정읍=뉴스1) 장수인 기자 = 양봉업자를 살해 후 유기한 7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 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9시 45분께 정읍시 북면 한 양봉 움막에서 양봉업자 B 씨의 얼굴과 머리 등을 10여차례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8일 오후께 "아버지가 혼자 양봉하면서 움막에 거주하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에 착수, B 씨 소유 차량에 흙이 묻어있고 블랙박스가 강제 분리된 점 등을 확인해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 분석 등을 통한 추적 끝에 주거지에 은신해 있던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2년 전 구매한 벌통에 여왕벌이 없어서 얻으러 갔다가 B 씨와 마주쳤다"며 "나를 미친사람 취급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또 그는 B 씨의 시신을 그의 움막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도 자백했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A 씨는 유치장에 입감된 후 속옷 안에 숨겨 가져간 독극물을 마셔 병원에 이송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A 씨가 마신 독극물은 살충제 성분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건강이 회복되고 있어 4일쯤 퇴원할 예정"이라며 "국과수에 B 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인 한편,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유치장에 입감하는 과정에서 신체검사가 소홀히 이뤄진 점 등에 대해 담당 경찰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soooin9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