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낯' 찍어온 양승우 사진작가, 정읍서 전시회

외국인 최초 일본 ‘도몬켄 상’ 수상 양승우 사진작가가 고향 정읍에서 전시회를 연다. /ⓒ 뉴스1
외국인 최초 일본 ‘도몬켄 상’ 수상 양승우 사진작가가 고향 정읍에서 전시회를 연다. /ⓒ 뉴스1

(정읍=뉴스1) 박제철 기자 = 일본의 소외된 계층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으며 외국인 최초 일본 ‘도몬켄 상’을 수상한 양승우 사진작가가 고향 전북 정읍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예총 정읍지회의 주관으로 이달 20일부터 8월 11일까지 고향인 정읍 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양승우는 정읍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공예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일본을 주 무대로 사진을 찍고 있으며 노숙자, 야쿠자, 문신, 트랜스젠더 등 사회가 기피하는 대상을 주로 피사체로 담아왔다.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일본의 2대 사진상 중 하나인 ‘도몬켄 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TV아사히 공동제작 다큐멘터리2019 'Heisei Saiyonara Kabukicho'로 소개되기도 했다.

'도몬켄 사진상'은 1981년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가 일본의 대표적인 사진가인 ‘도몬켄(土門拳)’을 기려 제정한 상이다. 외국인이 상을 받은 것은 양승우가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작 중 2003년부터 2005년 사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쿠자, 조직폭력배의 일상을 담은 '청춘길일(靑春吉日)'과 함께 어린 시절의 친구, 주변인들의 옛 사진과 현재 사진을 병렬한 새로운 시리즈, 그리고 일본과 한국에서 촬영한 일상적이고 장난기 넘치는 사진들을 함께 선보인다.

'청춘길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주변인들의 흔적을 남기려는 시리즈이다.

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친구와 그를 기억하지 않는 이들을 보며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을 사진으로 붙잡는 것이다.

양승우는 "언젠가는 사람도, 추억이 담긴 건물도 ‘모두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을 받아들이며 사소하고 추한 것이라도 남기려 했다"고 이번 전시회 배경을 밝혔다.

전시 작품들은 그가 마주해온 인생과 주변인들의 기록을 통해 찬란함과 공허함 그리고 그 사이의 따뜻함을 드러내며 그들을 기억하려 작가의 눈으로 솔직하게 담아냈다.

jc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