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고 불쌍해”… 숨진 여소방관, 눈물의 조문행렬
- 이정민 기자

(전주=뉴스1) 이정민 기자 = “직업 정신이 투철한 분이었어요. 이렇게 떠나실 줄은....”
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온 소방관 강연희씨(51)의 빈소가 마련된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는 2일 오전 고인을 추모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 18년간 일선현장을 누비며 헌신한 그였기에 동료들은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에는 강씨가 평소 착용했던 근무복이 가지런히 접힌 채 놓여 있었다.
남편 최태성씨(51)씨와 고등학생(16), 초등학생(12)인 두 아들이 고인 곁을 지켰다.
조문객 위로를 받으며 유족들은 눈물을 훔쳤다.
최씨는 “서로 바쁘다 보니 아내와 함께한 시간이 적었다”며 “그게 가장 아쉽고..항상 내 곁에서 가장 든든한 사람이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영정사진만 바라봤다.
동갑내기 남편인 최씨 역시 소방관이다.
빈소에 모인 강씨 동료들은 “항상 밝고 매사에 적극적이었다”며 입을 모았다.
정기태 임실소방서 소방장은 “3년 전 진안에서 선배(강씨)와 같이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고된 업무에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고 동료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존재였다”고 기억했다.
강씨가 근무한 익산소방서 인화센터 정은애 소방경은 “워낙에 밝은 성격이다 보니 금방 털고 일어날 줄 알았다”며 “유능하고 성실했던 직원이 이렇게 떠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구급대원들은 주취 폭력에 시달리는 게 일상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 구급대원은 “현장에 나가면 취객에게 욕설은 기본이고 폭행당하는 게 하루에 한 번 꼴”이라며 “대원들이 공론화를 원치 않아 무시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강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2분께 “익산 옆 앞에 취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취객 윤모씨(47)에게 폭행을 당했다.
익산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서 윤씨는 자신을 부축하던 강씨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함께 머리를 5~6차례 가격했다.
그는 앞서 구급차 안에서도 또 다른 대원 박모씨(33)의 머리를 한 차례 때리기도 했다.
이 같은 변을 당한 뒤 나흘 동안 어지럼증과 경련, 딸꾹질이 멈추지 않던 강씨는 병원에서 ‘자율신경계 장애’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고 한다.
강씨는 지난달 24일 뇌출혈로 쓰러지며 병원에 입원했다.
자발 호흡 불가로 인공호흡기 부착 치료를 받아 온 그는 결국 전날 오전 5시9분께 숨을 거뒀다.
전북소방본부는 강씨에 대한 순직 처리와 함께 소방경으로 1계급 특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익산소방서 차고에서 익산소방서장(葬)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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