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 38년만에 생태동물원으로 변신

호랑이·사자의 활동 공간 2배 이상 확장하고 개체 환경에 맞는 수목·놀이시설 등 설치
물복지 강화·체계적 진료 위한 동물병원도 완공, 이달 중 의료장비 구축 예정

3일 전북 전주시 전주동물원 호랑이·사자 우리 환경개선 준공 및 방사행사에서 김승수 전주시장이 새로 지은 사자 우리를 살펴보고 있다.2016.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전주=뉴스1) 김동규 기자 = 전주시 핵심사업 중 하나인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인 호랑이·사자사 환경개선공사가 완료됐다.

낙후된 시설과 동물복지가 고려되지 않은 서식환경 등으로 인해 전국에서 가장 슬픈 동물원으로 불렸던 전주동물원이 동물들의 본래 서식지 환경에 가장 가깝고 동물복지 환경을 갖춘 행복한 동물원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3일 환경개선사업이 완료된 전주동물원 호랑이·사자사에서 동물원 직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랑이와 사자를 본래 서식환경에 유사하게 조성된 새로운 보금자리로 방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 호랑이·사자사 환경개선은 전주동물원을 인간과 동물이 공존·교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그간 좁고 삭막한 환경에서 서식해온 시베리아 호랑이와 사자가 첫 번째 대상이 됐다.

전주시는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시의원 등이 참여하는 생태동물원 다울마당 등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지난 9월 설계용역 등을 거쳐 총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활동 공간 확장과 수목식재 등을 골자로 한 시설개선을 완료했다.

자연스러운 서식환경 조성을 위해 동물들이 놀고 활동할 수 있는 물웅덩이와 놀이기구 등이 설치됐으며, 호랑이와 사자의 생태적 특성을 배려한 수목 등이 식재됐다.

호랑이사에는 우리나라 수종인 소나무와 대나무, 조릿대, 수수꽃다리 등이, 사자사에는 초원환경을 재연하기 위해 잔디, 사초, 띠풀 등의 수목과 함께 열대기후에 사는 특성을 반영해 온열바위가 각각 설치됐다.

새 보금자리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세 마리(호강·수호·춘향)와 사자 세 마리(무진·완산·덕진)가 생활하게 된다.

호랑이와 사자의 새로운 보금자리 중 가장 크게 주목할 점은 기존보다 동물들의 활동공간이 2배 이상 넓어졌다는 것이다.

호랑이와 사자와 같은 맹수는 좁은 공간에 갇혀 생활할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 등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맹수 탈출 방지를 위해 깊고 넓게 파놓았던 함정을 흙으로 메우고 호랑이와 사자에게 활동 공간으로 내주기로 했다. 대신 안전펜스와 유리 관람대, 수목차폐를 통해 관람객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호랑이와 사자의 전시방법도 기존 사람 위주의 완전개방 전시방법에서 수목을 이용한 차폐를 통해 한정된 구간에서만 관람이 가능한 몰입전시방법으로 전환된다.

과거 오직 사람을 위한 볼거리로만 인식되던 동물들에 대한 배려차원으로, 관람객들도 한정된 구간이지만 이전에는 멀리서만 관람할 수 있던 호랑이와 사자를 유리관람창 바로 앞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3일 전북 전주시 전주동물원 호랑이·사자 우리 환경개선 준공 및 방사행사에서 암사자 덕진이가 닭고기를 먹고 있다.2016.5.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전주시는 지난해 말 물새장 환경개선 공사를 통해 기존의 조류 개체별 생태를 반영하지 못한 환경에서 벗어나 개체별 서식 환경에 맞는 수목 등을 식재하고, 자연 서식지와 유사하게 보금자리를 조성해 새들의 활발한 번식활동을 유도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7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동물병원도 신축돼 더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진료 및 치료가 가능해 동물복지도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물원은 5월 중 엑스레이 등 필수 의료장비 구축하고 동물 치유 및 동물원의 종보존 기능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전주시는 올해를 본격적인 생태동물원 사업추진 원년으로 삼고 이번 호랑이·사자사 환경개선에 이어 2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좁은 우리에 갇혀 있어 동물복지에 최악의 환경이었던 곰사를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으로 신축할 계획이다.

김승수 시장은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도시, 생물의 다양성이 살아있는 도시가 진정한 생태도시다. 그것을 가장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는 공간이 바로 동물원일 것”이라며 “동물은 단순 볼거리가 아닌 인간과 교감하는 존엄한 생명인 만큼, 앞으로 동물복지와 생태, 종보전을 중심에 두고 동물원을 혁신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kdg2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