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사랑상품권'구입 황당한 규제…"상품권 사면 한달간 대출 제한"

금감원 '꺾기' 예방차원 규제…개인정보수집도 동의해야

(전주=뉴스1) 김동규 기자 = 전북 전주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김모(54)씨는 그동안 설과 추석 명절에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해 고마운 분들에게 선물을 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어려운 농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농촌사랑상품권으로 선물하기로 마음 먹었다.

농촌사랑상품권은 전국 농협판매장과 농협a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김 씨는 농촌사랑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는 전주시내 농협은행을 찾았지만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구입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농촌사랑상품권을 구입하면 한 달 동안 대출이 중지되고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는 개인정보수집에 동의를 해야 한다’는 농협은행 직원의 설명 때문이었다.

상품권 구입으로 여신 규제를 받는 것은 전북지역 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도 마찬가지다.

농촌사랑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은 전북지역 13개 시·군 농협중앙회지부와 23개 지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농협은행에서 판매하는 이들 상품권을 구속성예금인 일명 ‘꺾기’로 보고 규제를 하고 있다.

상품권에 대한 이러한 규제는 2013년 1월부터 시행됐으며 2014년 3월 들어 더욱 강화됐다.

2013년에는 예금 등의 범위에 선불카드와 선불전자지급수단, 상품권을 포함했으며 매월 매입금액이 10만원 이상, 일시 100만원 이상이면 구속성 예금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금감원은 금액에 관계없이 대출금액의 1/100을 구속성 예금으로 규정했다.

예를 들어 농촌사랑상품권 10만원을 구매한 사람은 한달안에 1000원 이상을 대출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러다 보니 농산물 판매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상품권들이 발행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농촌사랑상품권을 구입하려 했던 김씨는 “왜 상품권을 구입하면 대출을 받지 못하고 개인정보수집에 동의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며 “농촌을 돕겠다고 만든 상품권이 규제에 의해 사실상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구속성예금을 방어하기 위해 규제하고 있다”면서 “단점도 있겠지만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다”고 밝혔다.

kdg2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