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여성 살인사건] "불륜으로 가정 깨질까 범행"

군산 실종 여성 사건 관련 유력 용의자인 정모 경사가 2일 오후 충남 논산에서 검거된 가운데 논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전북 군산경찰서로 압송되 들어오고 있다.2013.8.2/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군산 실종 여성 사건 관련 유력 용의자인 정모 경사가 2일 오후 충남 논산에서 검거된 가운데 논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전북 군산경찰서로 압송되 들어오고 있다.2013.8.2/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군산여성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정완근(40) 경사의 살해 동기와 도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일 검거된 정 경사는 불륜 사실이 알려질 경우 가정이 깨질까 두려운 나머지 내연여 이씨(40)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임신문제로 말 다툼 중 격분해 살해

정 경사의 범행 동기는 '가정이 깨질까 두려웠다' 는 것이었다.

지난해 8월께 부터 이씨와 내연관계를 맺어오던 정 경사는 최근 이씨로 부터 임신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씨는 “임신중절 수술을 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고 가정이 깨질까 노심초사했던 정 경사는 “300만원을 주겠다. 이제 그만 만나자”며 합의를 종용했다.

하지만 이씨는 금액이 적다며 거절한뒤 “부인에게 사실을 알리겠다”며 정 경사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려 했고 이 과정에서 이씨가 정 경사의 얼굴에 상처를 냈다.

이에 격분한 정 경사가 결국 차안에서 이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5∼7㎞ 가량 떨어진 회현면 월연리 소재 폐 창고(폐 양어장)에 유기했다.

시신 유기장소로 폐 양어장을 택한 것은 평소 악취냄새가 나던 곳으로 사람들의 인적이 뜸한데다 시신이 부패하더라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씨를 살해한 후 추후 신원확인을 어렵게 하려고 옷을 벗겨 시신과 함께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에서 정 경사는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서 두 세차례 정도 바닥에 떨어져 이를 닦아주기 위해 주변에 떨어진 유리조각을 주워 겉옷과 속옷까지 벗겼다"며 "다시 찾은 유기 장소에 옷들이 그대로 놓여 있어 발각될 것을 우려해 대야면 지경리 인근 콩밭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실종 여성 살해 현장 검증이 실시된 3일 오후 전북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 소재 폐창고에서 피의자 정모 경사가 목졸라 살해한 이씨의 시신을 옮기는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2013.8.3/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노출 우려 자전거와 도보 이용 도주

범행 다음날인 25일 오후 피해자 이씨의 가족들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고, 정 경사는 오후 5시께부터 자정까지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정 경사는 치밀하고 주도면밀한 도주 행각을 벌였다.

평소 여행을 즐겨 했던 그는 조사 후 운전대를 잡고 무작정 강원도로 향했으며, 도착한 곳이 영월.

그는 이곳에 자신을 차량을 놓고 버스편을 이용해 충북 제천을 거쳐 대전과 전주를 경유해 26일 군산에 잠입했다.

저녁 7시 46분 대야면 공용버스터미널에 포착된 정 경사는 택시를 이용, 8시께 회현면 월연리에 내렸으며, 3시간 후인 11시 15분께 다시 대야농협 CCTV 포착됐다.

그리고 인근 마트에서 1.8ℓ 생수 한 통과 아이스크림 두 개를 샀다.

그는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하면 도주 경로가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 주로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방법을 택했다.

27일 걸어서 군산 경계를 넘어 익산시 목천동으로 이동했고 다시 택시를 타고 오전 5시 40분께 전주로 넘어왔다.

이후 전주 인근 여인숙에서 이틀을 보낸 그는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 오자 이동 경로가 노출될 것을 우려해 자전거를 구입했다.

29일 자전거를 타고 전북을 벗어난 그는 충남 강경으로 건너간 뒤 다시 자전거로 논산으로 도주했다.

이후 나흘간 여인숙 등에서 지낸 그는 2일 오후 6시10분께 자신에 대한 보도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들린 논산시 취암동 인근 pc방에서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소속 경찰에게 붙잡혔다.

3일 오전 경찰에 붙잡힌 정모 경사가 이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가운데 경찰들이 전북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의 폐양계장 막사 사이에서 암매장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2013.8.3/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 군산 여성 실종사건 피의자 정 경사 사건일지

▲7월 24일=오후 7시 50분 실종자 이씨, 정 경사 만난다며 집을 나간 후 실종▲7월 25일=오후 2시 30분 이씨 가족 실종신고 접수,▲7월 25일=오후 5시∼자정 이씨 실종 관련 정모 경사 임의동행 조사 후 귀가 도주▲7월 26일=오전 9시 55분 강원도 영월 서부시장서 포착(초록색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갈아입고 모자를 씀)▲7월 26일=오전 11시 충북 제천시외버스터미널 도착▲7월 26일=오전 11시 40분 제천시외버스터미널 대전행 버스 승차▲7월 26일=오후 3시 대전 용전동 복합터미널 CCTV포착 ▲7월 26일=오후 6시 30분 전주 시외버스터미널 군산 대야행 버스 승차▲7월 26일=오후 7시 40분 군산 대야시외버스터미널 하차▲7월 26일=오후 8시 군산시 회현면 월연리 도착▲7월 26월=오후 11시 15분 대야농협 CCTV 포착▲7월 27일=익산시 목천동으로 이동 후 택시 타고 오전 5시 40분께 전주시외버스터미널 도착▲7월 27∼29일=전주에서 여인숙 생활하며 자전거 구입▲7월 29일∼31일=자전거로 충남 강경 도착 후 강경 여인숙에서 은신▲7월 31일=자전거 이용 논산으로 도주▲7월 31∼8월 2일=논산 여인숙 은신 ▲8월 2일=오후 6시 32분 충남 논산시 취암동 PC방에서 검거

kjs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