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제주삼다수 불법유통 후폭풍 일파만파

100억원대 제주삼다수 불법 유통 사건이 도민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도내 삼다수 대리점들의 대담한 불법 반출 행태나 관리·감독을 제대로 해야 할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도 당국의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분노하고 있다.
◇100억원 상당 삼다수 대량 불법 유통제주경찰은 최근 중간수사발표를 통해 도내 유통대리점들이 도내에서만 판매해야 할 삼다수를 도외지역보다 최대 26% 싼 점을 악용해 도외로 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도내 판매물량의 절반 이상인 3만5000t(100억원 상당)의 삼다수가 도외로 불법 반출됐고 여기에는 도내 유통대리점 5곳 모두 관련돼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범행수법도 대담했다. 제주도개발공사 창고에서 직접 차량에 실어 그대로 배를 이용해 나갔으며 수차례 언론보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반출을 끊임없이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경찰은 도내 5개 유통대리점과 21개 도내·외 일반대리점이 조직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가담한 것을 확인하고, 이들 대리점 대표 등 관련자 28명에 대해 형사입건 조치했다.
경찰은 항간에 제기되는 우근민 제주지사의 친인척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수사확대 방침에 따라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불법 반출 시작은 대리점 특혜설부터불법반출 사건의 발달은 삼다수 도내대리점 선정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도내 삼다수 유통사업에 도지사 친인척 연루설이 제기된 건 지난해 7월부터다. 기존 2곳이 담당하던 도내 유통대리점을 5곳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새로 선정된 5곳 대리점 중 3곳이 우근민 지사와 직·간접적인 혈연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A업체의 전 대표이사 한모씨는 우 지사의 외조카, B업체의 전 대표 오모씨는 한모씨와 부부, C업체 대표는 한모씨와 친인척이었다.
대리점 공모에 참여한 67개 업체 중 최종 선정된 5곳 가운데 3곳이 도지사 친인척으로 엮인 점은 우연이라고 보는 것은 석연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3곳은 유통경험이 전무하거나 페이퍼컴퍼니 등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15일 열린 제주도 국정감사에서도 한 국회의원이 “Y 대리점 전 대표 H씨가 도지사의 외조카, 또 다른 대리점 대표도 H씨의 처제 등 지사의 친인척인데 이러한 사실이 맞느냐”고 묻자 우 지사는 “맞다”고 시인한 바 있다.
이번 불법반출 사건이 도지사 친인척 연루설이 제기된 대리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한다면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제주도감사위원회는 대리점 선정과정에 대해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에게는 기관장 경고를 요구하는 등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대리점·개발공사·제주도 ‘모르쇠’ 일관지난 7월 수도권 농심특약점 46개 업체 대표자들이 제주를 방문해 제주지역 유통용 삼다수가 서울·경기지역으로 불법 반출된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당시 “삼다수가 싼 가격에 유통되면서 시장가격 혼란뿐만 아니라 전년대비 많게는 40%까지 매출이 떨어지는 등 생계를 위협할 정도의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내 유통대리점은 ”삼다수를 도외로 직접 유통한 사실이 없다”면서 특약점 대표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대리점들은 당시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오재윤 제주개발공사 사장도 당시 “육지부에 물(삼다수)이 모자라 업체들이 제주에서 사고 간 것 같다”며 “대리점을 대상으로 확인했지만 그런 일(불법반출)은 없다”고 일축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최근 경찰수사에서 불법반출 사실이 드러났으나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묵인·방조 의혹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사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도외반출 문제가 생겨 도민께 죄송하다”면서도 “경찰 중간수사 결과의 내용을 접하면서 많이 당혹스럽고, 몰랐다”고 말했다.
5월부터 도내 유통용 삼다수가 불법 반출된다는 언론보도와 특약점 업체들의 폭로 등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묵인·방조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당국은 불법반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으나 아무런 말이 없다. 제주도 관계자는 “유통대리점과 개발공사의 문제이지 제주도와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대리점 계약 즉각 해지” 요구 봇물삼다수 불법반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도 대리점 계약해지를 비롯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성명을 통해 “경찰은 관리 감독이 부실한 도 당국과 개발공사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하라”며 “당국은 불법유통에 가담한 곳 모두 대리점 계약을 즉각 해지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도 이어 성명을 내고 “지하수 공수화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이번 사태로 도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개발공사는 도내대리점 계약 즉각 해지 및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도민사회에 ‘불법반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으나 도내 5곳 유통대리점 중 일부에선 이달 들어서도 여전히 도외 불법반출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도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대리점은 경찰의 최종수사와 당국의 제재조치 전까지 최대한 이득을 취하고, 개발공사는 모든 잘못을 유통대리점에 전가하는 ‘꼬리자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견했다.
민선5기 우근민 도정 출범 후 ‘제주삼다수’는 여러 의혹과 논란을 낳으며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지난해 불거진 대리점 선정 특혜설 및 도지사 친인척 연루설, 농심과의 불공정 판매협약 문제에 따른 법적 공방, 일본 삼다수 수출계약 특혜의혹 등 ‘삼다수’를 둘러싼 이슈는 끊이지 않고 있다.
도내 한 정치계 인사는 “우근민 지사 입장에선 옛 도지사의 치적인 ‘삼다수’가 눈엣 가시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러다가 도민들의 생명수가 온갖 특혜·비리설에 연루돼 만신창이가 될까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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