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제주검찰청…4·3직권재심은 계속(종합)
외벽 간판 철거하고 상황실 안내판 글자도 가려
제주엔 중수청 없어 중대범죄 수사 광주서 담당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지방검찰청 정문에는 '제주지방검찰청' 현판이 여전히 걸려 있었다. 검찰 깃발도 그대로 나부꼈다.
일찌감치 공소청 현판으로 교체한 다른 지방청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청사 외벽에 붙어 있던 '검찰' 간판은 이미 철거돼 빈자리만 남아 있었다. 청사 곳곳에서는 '검찰'이라는 이름을 지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건물 입구에 붙어 있던 '자연유산 보호 중점 검찰청' 간판은 떼어졌고, '검찰 상황실' 등 내부 안내판에는 시트지를 붙여 '검찰' 글자를 가렸다.
새로운 공소청 현판은 2일 아침 걸릴 예정이다.
79년간 이어진 제주지검의 역사가 뒤로 사라지는 순간이었지만 구성원들의 표정은 덤덤했다. 점심을 마치고 청사로 돌아온 검사와 직원들은 평소처럼 정문을 오갔다. 일부는 지나가며 한 차례씩 '제주지방검찰청' 현판을 바라보기도 했다.
제주 검찰의 역사는 광복 직후부터 시작됐다. 제주지검은 1945년 10월 제주지방법원 검사국으로 출발했다. 1947년 1월 1일 제주지방검찰청으로 명칭을 바꿨고, 1948년 검찰청법 제정으로 법원에서 독립된 검찰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
79년간 이어진 '제주지방검찰청'이라는 이름은 2일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에 따라 제주지검은 제주지방공소청으로 이름을 바꿔 새 출발한다.
신대경 제주지검장은 제주지방공소청장으로 전보되고 사무국 수사과는 폐지된다. 검찰직은 형사법무직으로 변경되고, 정원은 약 20% 감축할 전망이다. 제주 4·3 피해자에 대한 직권재심을 청구하는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합동수행단)'은 광주광역공소청 산하로만 자리를 옮겨 운영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다만 이 밖의 구체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 등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이 맡아온 중대범죄 직접수사 기능은 새로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넘어간다. 제주지역 중대범죄 수사는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하게 된다.
제주에는 별도의 지방중대범죄수사청이 설치되지 않는 만큼 기존 제주지검이 맡아온 사건과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 간 업무 연계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그러나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조직 개편과 업무 분장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충분하지 않아 현장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검사는 정원법에 따라 정원이 정해져 있지만, 다른 직원들은 애매한 부분이 있어 구체적인 정원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제주는 중수청이 없어 구체적인 수사절차 등에 대해 알 수 없어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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