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소송에 세 번 멈춘 공사…제주 동부하수처리장 11년 만에 준공

하루 처리용량 1만2000㎥→2만4000㎥…499억 8300만원 투입
월정리마을회와 상생 합의·대법원 제주도 승소로 공사 마무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준공식 (제주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동부지역의 생활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여력이 두 배로 커졌다.

제주도는 21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에서 증설사업 준공식을 열고 시설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번 증설로 하루 하수 처리용량은 1만 2000㎥에서 2만 4000㎥로 늘었다. 정주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하수 발생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동부지역의 처리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한 하수를 처리장까지 보내는 차집관로 15.1㎞도 함께 정비했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 233억 7000만 원과 도비 266억 1300만 원 등 총 499억 8300만 원이 투입됐다.

지난 4월 시운전을 시작해 이달 8일 공사를 마쳤다. 시운전 기간 세 차례 시행한 수질검사에서는 처리 후 바다로 방류되는 물의 모든 항목이 법정 기준을 밑돌았다.

사업은 2015년부터 추진됐지만 순탄치 않았다. 월정리 주민들은 처리장 증설에 따른 해양오염과 악취,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주민 반대로 공사는 2017년부터 중단됐다.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내부 시설을 둘러보는 내빈들.(제주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제주도와 월정리마을회는 장기간 협의를 거쳐 2023년 6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정상화와 마을 상생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증설공사는 중단 5년 8개월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일부 주민과 해녀들이 제주도를 상대로 공공하수도 설치 변경 고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2024년 1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같은 해 4월 공사가 다시 중단됐다.

그러나 그해 10월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 시행한 사전환경성 검토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준하는 절차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공사는 재개됐지만 주민들이 상고하면서 같은 해 12월 대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또다시 멈췄다.

대법원은 올해 2월 주민들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제주도가 최종 승소하면서 공사 중단 사유가 해소됐고 사업도 다시 속도를 냈다.

제주도는 월정리마을회와 합의한 상생 방안을 이행하고 주민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위성곤 제주지사와 김승준 제주도의회 부의장, 양홍식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강동우 교육위원장, 채종우 제주시 부시장, 월정·김녕리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위성곤 지사는 "하수처리시설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도민의 건강한 삶과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키는 기본 기반시설"이라며 "이번 증설로 동부지역 하수처리의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고 생활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하루 처리용량을 13만㎥에서 22만㎥로 늘리는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단계 수처리시설은 지난해 12월부터 가동 중이며 전체 공정률은 70%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