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실종된 치매 노인 찾아 상까지 받았는데…부 경장의 '두 얼굴'

경찰 조사 마무리됐지만 범행 동기 '의구심' 여전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2026.9.1 ⓒ 뉴스1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2일.

온 세상의 눈이 지방선거로 향하고 있을 때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과 소방본부 등은 제주시 애월읍 인근 풀숲을 헤치며 실종 신고된 치매 노인 A 씨(70대·여)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A 씨는 5월 28일 오후 8시 2분쯤을 집을 나가 실종 신고된 상태였다. 이미 실종된 지 닷새나 지났고 치매 증상까지 있는 상황이어서 생존 여부는 불투명했으나 경찰과 소방은 포기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은 그동안 인원 40여 명과 장비 15대 등을 동원해 A 씨를 찾았으나 폐쇄회로(CC)TV에서 모습이 끊겨 수색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6월 2일 오후 2시 55분쯤 애월읍 평화로 인근 풀숲에서 A 씨가 극적으로 발견됐다.

A 씨는 몸이 쇠약해져 있었으나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빗물을 마시고 식물을 캐먹으며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치매 노인을 발견한 사람들은 최근 허위종결 사건으로 논란이 된 부 모 경장(34)이 속한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이다.

부 경장이 5월 15일 30대 여성 장 모 씨(37) 실종 신고를 허위종결하고 불과 보름 뒤의 일이다.

부 경장은 이 노인을 발견한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발견은 실종팀 전체의 공로지만 막내인 부 경장을 배려해 대표로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 경장은 이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자살 기도자 조기 발견 등의 공로로 총 10건의 표창을 받았다.

경찰 내부에서 부 경장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지만 대체로 '내향적이다'라는 건 일치한다.

경찰 수사에서도 범행 동기 중 하나로 그의 내향적인 성격을 꼽았다.

경찰은 "피의자의 내성적·회피적 성향과 성인 실종사건에 대한 안일한 생각, 무책임한 업무 태도가 결합하면서 허위 종결까지 나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파일러의 심리 분석 결과 부 경장은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 경장이 수색하지 않은 실종자뿐만 아니라 소재를 파악한 실종자까지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에서 삭제한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경찰조차 "우리도 궁금하다"며 뚜렷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부 경장의 좀 더 명확한 범죄 동기가 무엇인지, 관리·감독 등 경찰 조직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등 수사는 지난 1일 검찰 손에 넘어갔다.

제주지검은 송치 전부터 일찌감치 이 사건 전담팀을 꾸리고 부 경장을 대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