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자 시신 발견 야자수숲서 150m 거리 CCTV 있었지만
"올레길 등 치안 취약지역에 안전 인프라 확충해야"
- 고동명 기자,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홍수영 기자 = 경찰이 실종 3개월여 만에 발견된 30대 여성 장모 씨 사망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되는 원인으로 폐쇄회로(CC)TV의 부재가 꼽힌다.
부모 경장(34)의 허위종결 사건으로 수색이 늦어져 장 씨의 행적을 확인할 객관적 증거인 CCTV 녹화 기록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29일 제주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장 씨 시신이 발견된 지역인 한림읍 일대 CCTV 111대와 교통정보 수집 카메라 7대 등 공공 CCTV 118대의 5월 12~20일 영상은 보존기간 30일이 지나 6월 11~19일 사이 모두 자동 삭제됐다.
실종 당시 장씨의 유일한 모습은 외출 당일 펜션 CCTV에 담긴 모습뿐이다.
장씨 시신이 발견된 곳은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야자수숲이다. 야자수숲 앞 도로는 제주올레길 코스여서 올레꾼들이 드나드는 길이다. 장씨도 숙소에서 야자수숲을 지나치는 이 길을 반려견과 종종 산책했다고 한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장씨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숲에서 한림항 포구가 있는 바다 방향으로 150m 아래쯤인 수원리사무소 앞에 공공 CCTV가 설치돼 있다.
이 CCTV는 야자수숲 방향과 리사무소, 초등학교, 제주시 방향 등을 각각 가리키고 있다.
야자수숲에서 그보다 더 가까운 20여m에도 민간 CCTV가 있지만 인근 공동주택 보안을 위한 것이어서 카메라 방향이 도로쪽을 향해있지 않다.
장 씨가 경찰 추정대로 자살했다고 해도 주거지에서 바로 야자수숲으로 갔는지, 실종 신고 당시 휴대전화 위치 장소인 한림항에 들렸다가 다시 야자수숲으로 올라왔는지는 추측의 영역이다.
공공 CCTV의 촬영 범위는 기종이나 설치 장소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대 80m 정도다.
경찰이 장씨 실종을 CCTV 삭제 전에 알아챘다해도 야자수 숲에 바로 갔다면 현재 CCTV 위치로는 그의 모습이 반드시 담겼을 거란 보장이 없는 것이다.
다만 한림항에서 다시 주거지 인근으로 이동했다면 장씩 행적이 담겼을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지난 27일 안전대책회의에서 CCTV 영상 보존기간을 30일에서 60일 이상으로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반 CCTV 보급률도 75%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을)도 최근 제주경찰청을 찾아 올레길, 둘레길, 오름 등 인적이 드물고 CCTV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 안전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치안 취약지역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레길을 직접 돌아보면서 CCTV가 부족한 곳을 확인했다"며 "도심지 골목길의 가로등과 비상벨 등도 다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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