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역사' 새마을금고도 간판 내려…제주 서민금융 '경고등'

지난해 도내 새마을금고 전체 순손실 403억…2012년 이후 최대
42곳 중 31곳 적자…부동산 침체 장기화·고금리 예금 비용 압박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 뉴스1 김재현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지역 서민과 소상공인의 금융 버팀목 역할을 해온 제주지역 새마을금고가 흔들리고 있다.

48년 역사의 서귀포새마을금고가 경영 악화 끝에 산남새마을금고에 흡수합병된 데 이어, 도내 새마을금고 전체 손실도 관련 통계 공개 이후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29일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에 따르면 서귀포새마을금고는 지난 7월 산남새마을금고에 흡수합병됐다.

두 금고는 지난 7월25일 전산 통합을 마치고 본격적인 통합 운영에 들어갔다.

1978년 7월 창립한 서귀포새마을금고는 본점과 광장지점, 동홍지점 등을 운영하며 매일올레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들의 금융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2021년 자산 2000억원, 2023년에는 3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했지만 장기간 이어진 지역경제 침체와 부동산 경기 하락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자본 적정성까지 악화하면서 2년 연속 조합원에게 배당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도내 새마을금고 가운데 가장 많은 89억87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해온 금고가 사라졌다는 아쉬움과 함께 다른 금고의 경영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새마을금고의 경영지표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제주지역 새마을금고의 2025년도 결산 결과를 종합하면 도내 42개 금고 가운데 이익을 낸 금고의 당기순이익은 총 26억6600만원, 적자를 기록한 금고의 손실액은 총 430억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합산한 도내 새마을금고의 전체 당기순손실은 403억4300만원에 달한다.

새마을금고가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다.

도내 42개 금고 가운데 지난해 이익을 낸 곳은 11곳으로 전체의 26.2%에 불과했다.

나머지 31곳은 손실을 기록했다.

금고 4곳 가운데 3곳꼴로 적자를 낸 셈이다.

흑자를 낸 금고 사이에서도 편중 현상이 뚜렷했다.

전체 이익 26억6600만원 가운데 61.4%인 16억3700만원이 호남새마을금고 한 곳에 집중됐다.

나머지 흑자 금고의 이익은 400만원에서 4억900만원 사이에 그쳤다.

제주지역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손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채권 회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3년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이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유치한 고금리 예·적금도 부메랑이 됐다.

높은 이자 비용이 수익성을 끌어내리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과 함께 금고 경영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연체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영난에 처한 금고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