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과 함께" 외치더니 현안 논의 비공개…'소통' 무색한 위성곤 도정
시민사회 "도민 목소리 반영 위해 회의 내용 알려야"
제주도 "미확정 내용, 혼란 초래…논의 과정 최대한 알릴 것"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위성곤 제주도정이 출범 이후 '도민 소통'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주요 도정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지사와 문대림·김성범 국회의원 등은 지난 21일 도청에서 당정협의회를 갖고, 도정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협의회의 주요 내용은 2027년도 국비 확보 협조와 도정 현안에 대한 제도개선 논의였다.
모두 제주도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지만, 제주도는 회의에서 다룬 핵심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유는 '국회의원들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제주도는 국비 사업에 대한 일부 목록과 이날 논의한 4개 현안 가운데 축산악취 관련 내용만 짧게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축산악취 외에도 도민사회에서 논란이 된 간선급행버스체계(BRT)와 제주~칭다오 국제정기 화물선 항로 문제 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BRT는 위 지사가 재검토 방침을 밝힐 만큼 도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사안이다.
제주~칭다오 항로 역시 턱없이 적은 물동량으로 제주도가 사실상 손실을 떠안는 구조가 되면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안과 관련한 논의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최근 제주도는 행정시(제주시·서귀포시)와의 현안회의도 비공개로 진행했다. 제주도는 이 회의를 정례화할 예정이지만, 비공개 방침을 세웠다.
그런데 이 같은 방침은 위성곤 지사가 당선 직후부터 강조해 온 '도민소통, 도민우선' 기조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 지사는 취임 전인 6월 24일 민선 9기 슬로건으로 '도민과 함께! 미래를 만나는 제주'를 제시했다.
그는 '도민과 함께' 의미에 대해 "도민을 도정 운영의 중심에 두고, 도민과 함께 답을 찾겠다는 약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많이 듣고, 더 깊이 소통하겠다"며 "행정은 앞에서 끌고 가는 권력이 아니라 도민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동반자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 지사는 7월 1일 취임식에서도 소통을 도정 운영 원칙으로 내세웠다.
특히 갈등 현안에 대해선 "충분히 듣고, 설명하고, 충분히 숙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다. 7월 11일 진행한 타운홀미팅에서도 위 지사는 "도민과 함께 묻고 함께 정하고 함께 실천하는 도정이 되겠다"고 언급했다.
이달 10일 주간정책회의에서는 "정책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실제 이용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소통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오던 것과 다르게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 과정과 내용을 도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회의 자체를 모두 공개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도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도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회의 내용을 자세하게 알리고 의견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알려지면 도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고, 회의 참석자들과 합의되지 않아 알릴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도정 현안에 대한 논의 과정을 최대한 도민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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