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실종' 구멍난 줄도 모른 경찰, 뒷북 집중수색…성과 있을까
첫 신고 접수한 경찰관, 연락 안됐는데 '임의 종결'
한달간 '쉬쉬'하다 가족이 SNS에 알리자 집중수색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경찰이 3개월 넘게 행방이 불분명한 장미란 씨(37)를 찾기 위해 뒤늦게 대대적인 집중 수색을 벌인다. 첫 실종신고 접수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데다 가족이 전면에 나선 후에야 딱 일주일간 시한을 정해 이뤄지는 '보여주기식 수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제주경찰청은 20일부터 26일까지 제주시 한림항을 중심으로 경찰·해경·바다환경지킴이 등 140여 명을 투입해 장 씨에 대한 집중수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색에는 헬기와 드론, 체취 증거견, 잠수부, 경비정, 연안구조정 등도 동원될 예정이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제주시 한림읍 소재 자택에서 나온 후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 그날 밤 자택을 나온 직후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마지막 행적이 확인됐지만, 이후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같은달 16일 한림항 인근에서 휴대전화가 꺼진 후 카드 사용 등 생활반응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당시 장 씨는 키 158㎝(추정), 약 44㎏의 마른 체형, 긴 생머리에 금팔찌, 검정 후드 집업과 카키색 운동복 바지, 흰색 나이키 슬리퍼 등을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7월 가족이 실종신고를 재접수한 후 자체수색을 진행하다 지난 8일부터 전담팀 합동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한 달가량 수색에 진척이 없자 이번 집중수색을 계획했다는 설명이다.
사건 발생 후 가족이 재신고할 때까지 2개월간 장 씨의 실종 여부도 인지하지 못한 경찰은 한 경찰관의 사건 임의 종결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인적, 물적 시스템 부재로 인한 초동 대응 실패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장 씨의 동거인이 첫 실종신고를 한 건 지난 5월 13일이다. 당시 야간 당직 근무를 한 형사과 실종수사팀 소속 A 경장은 내부 112신고 처리 시스템에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입력하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르면 실종신고가 접수된 18세 이상은 우선 '가출인'으로 분류되며,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은 범죄 관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사건 발생지 관할 경찰서장은 즉시 현장 출동 경찰관을 지정해 탐문·수색하도록 해야 한다. 지정된 경찰관은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고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시스템에 등록해 경찰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A 경장은 이러한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팀장·반장 등의 보고나 이중 확인 절차 없이 개인이 혼자 종결 처리한 정황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가족 측에는 "본인이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거짓 전달해 추가 조치 가능성까지 막았다.
담당 경찰관이 허위 내용을 시스템에 등록하고 사건을 종결 처리해버렸지만 당직 라인과 실종팀 등 경찰 내부 누구도 이를 검토하거나 검증하지 않았다. 등록 시스템만 있었지 내용이 허위로 입력될 가능성에 대비한 검증 시스템도 부재했다.
이와 관련, A 경장은 현재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SNS를 통해 장 씨의 인상착의를 공개한 가족 측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장 씨가 어디에 있든 무사하다는 것만 확인하고 싶다"며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다. 비슷한 사람을 본 기억이나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 등 어떤 작은 정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보를 부탁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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