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분도 역사에서 누락되지 않도록"…섯알오름 희생자 76주기 위령제
1950년 예비검속 희생자 추모…대정 백조일손묘역서 봉행
위성곤 "4·3 추가신고 접수부터 심사까지 세심히 살필 것"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1950년 여름 예비검속으로 끌려가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주최하고, 백조일손유족회와 섯알오름사건 행불유족회가 주관한 '제76주기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19일 서귀포시 대정읍 백조일손묘역에서 봉행됐다.
섯알오름 예비검속 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모슬포경찰서 관내 한림면·대정면·안덕면 주민들이 예비검속 명목으로 연행된 뒤 군에 넘겨져 집단희생된 사건이다. 예비검속자 344명 가운데 252명이 군에 송치돼 섯알오름에서 집단총살됐다. 당국의 제지로 유해를 수습하지 못했던 유족들은 6년 뒤인 1956년에야 유해를 수습했다.
이 가운데 신원을 구분하기 어려웠던 132구는 봉분으로 조성해 '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라는 의미를 담아 '백조일손지지(百祖一孫之地)'라 이름 붙였다.
행사는 식전행사인 섯알오름 제례를 시작으로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주제사, 추도사, 시낭송,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위성곤 지사는 "예비검속이라는 국가폭력의 상처는 반세기가 훌쩍 넘어도 유가족들의 삶에 짙은 그늘로 남아 있다"며 "그럼에도 유가족들은 서로를 보듬는 연대와 상생의 힘으로 침묵 속에 묻힐 뻔한 역사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4·3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4년 만에 제9차 제주4·3희생자·유족 추가신고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단 한 분의 희생자도 역사 앞에서 누락되지 않고, 단 한 분의 유족도 명예를 회복하는 길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신고 접수부터 심사까지 세심하게 살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영우 백조일손유족회장은 "우리가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전하는 한 백조일손의 역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선조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굳건히 걸어가겠다"고 역설했다.
제주도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제주 예비검속 백조일손 역사관'을 올해 증축해 인권과 평화 교육의 거점으로 역할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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