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비극 품은 다랑쉬굴 '국가등록문화유산' 된다

국가유산청, 등록 예고…주민 11명 은신했다 집단희생

다랑쉬굴 입구.(제주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4·3 당시 주민들이 피신했던 은신처이자 집단희생이 발생한 제주 다랑쉬굴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관계전문가 현지조사와 국가유산위원회 검토를 거쳐 '제주4·3 다랑쉬굴 은신처와 학살터'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제주4·3 다랑쉬굴 은신처와 학살터'는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 동안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최종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근현대문화유산법' 제6조에 따라 건설·제작·형성된 후 50년 이상 지난 근현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문화유산으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등록된다.

다랑쉬굴은 제주4·3 당시 주민들이 피신했던 은신처이자 집단희생이 발생한 장소다.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와 종달리 주민들이 굴에 피신해 생활하던 중 토벌대에 발각됐으며,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연기를 불어넣고 입구를 봉쇄하면서 굴 안에 있던 주민들이 연기에 질식해 희생됐다.

다랑쉬굴은 1991년 12월 22일 처음 발견됐으며, 1992년 4월 2일 굴 내부에서 발견된 유골의 존재가 공개됐다. 같은 해 5월 15일 유골을 화장한 뒤 동굴 입구가 봉쇄됐다.

이곳은 제주4·3 당시 인근 주민들이 피신했던 은신처이자 토벌대에 의해 주민들이 집단 희생된 장소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랑쉬굴로 피신한 주민들이 사용하던 유물들.(제주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특히 당시의 비극적 상황과 피신 생활을 보여주는 유물이 굴 내부에 보존돼 있어 제주4·3의 역사적 실상을 보여주는 현장으로서 학술적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다랑쉬굴은 제주4·3 당시 주민들의 피신과 집단희생의 아픔이 남아 있는 역사적 현장"이라며 "수악주둔소에 이어 두 번째 제주4·3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최종 등록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4·3 유적 가운데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은 수악주둔소가 유일하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축조된 수악주둔소는 4·3 당시 토벌작전의 거점 역할을 했다. 수악주둔소는 석성 길이가 271m로 주둔소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건축적인 면에서도 형식과 구조가 독특하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