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만원에 스마트팜 농장으로 재탄생"…제주 청년 농업인의 도전
왕빵팜 대표 현왕철 씨, 자립형 스마트팜 개발
"스마트팜의 핵심은 데이터 정밀화"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7월 24일 오전 10시30분. 우리 농장의 현재 온도는 36.7도, 습도는 76%, 토양수분은…."
왕빵팜 대표 현왕철 씨가 비닐하우스 입구에 달린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칩 입장 센서에 휴대전화를 가까이 대자 농장의 현 상태를 알려주는 안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농장의 출입을 기록하는 동시에 고온 여부, 토양 수분, 풍속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현 씨는 "해당 센서는 개당 100~2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동별로 설치해놓고 농장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특이 사항을 기록해 놓으면 자동 영농일지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씨는 지난 2023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유라실생(조생) 감귤 농장에 자립형 스마트팜 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약 3305.79㎡(1000평) 규모의 기존 하우스 설비에 스마트팜 장비를 추가하는 데 든 비용은 약 92만 원. 채 100만 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약 30가지 설비를 자동화해 운영 중이다.
현 씨는 "보통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자동화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데 핵심은 데이터의 정밀화"라고 강조했다.
현 씨는 농장의 적정 온도 33도를 유지하기 위해 1년 넘게 외부 온도와 습도, 하우스 내 온도 등을 비교하며 자신만의 데이터를 쌓았다. 외부 환경에 따라 하우스 내 온도와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꾸준히 AI 등을 활용해 농장의 상태와 수확량 예측까지 분석하고 있다.
정밀화한 데이터는 농장에 설치한 스마트팜 설비 작동 기준이 됐다.
저렴한 범용 IoT(사물인터넷) 부품을 활용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설비들이 자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별다른 지시 없이도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 미스트 설비가 물을 뿌리고, 잎 수분이 높아지면 유동팬이 작동된다. 또 농장 안에 레일 운반차를 설치해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것은 물론 노즐을 달아 1시간 내 농약을 뿌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최상의 환경을 유지한 덕분에 지난해 첫 수확에서 목표량 4000㎏를 훌쩍 뛰어넘은 6800㎏을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스마트팜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AI와 무료 플랫폼이 있었다. 현 씨는 관련 전공자는 아니지만 AI를 적극 활용해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팜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주 청년농업인 아카데미' 1기 수료생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노하우를 알리며 스마트팜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제주 농협 주최 '2026년 제주형 스마트팜 보급사업'에도 참여해 농업인 20명에게 농업전기 기초, 스마트팜 키트 제작, 통합관리 플랫폼 구축 등을 전수하고 있다.
현 씨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농장에 필요한 게 뭔지 하나씩 찾고 적용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 스마트팜을 만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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