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더데오름 땅속에 산방산 규모 '최소 360m 용암돔' 확인
제주 세계유산본부 연구진 "제주 화산활동사 새 단서"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서귀포시 상예동 더데오름 지하에서 산방산에 버금가는 규모로 추정되는 거대한 고기(古期) 조면암질 용암돔의 흔적이 확인됐다.
용암돔은 점성이 높은 용암이 멀리 흐르지 못하고 분화구 주변에 둥글게 쌓여 형성된 화산체다. 산방산이 제주지역의 대표적인 용암돔으로 꼽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연구진은 더데오름 인근 고심도 시추공에서 이 같은 지질구조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주 전역 지질도 구축'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지하수 개발·관측 등을 위해 굴착된 도내 고심도 시추공 13개소에서 확보한 시추코어를 대상으로 정사영상 구축 등 기록화 작업과 용암층별 암석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연구진은 더데오름에서 약 200m 떨어진 지점의 시추공을 주목했다.
해당 시추공은 해발 약 198m에서 굴착을 시작, 현재 지표 아래 330m까지 시추가 진행 중이다.
지표에서 약 109m 깊이까지는 여러 매의 용암층과 퇴적층이 나타났으나 지하 109m부터 현재 시추공 최하부인 330m까지 약 221m 구간에서는 더데오름을 구성하는 암석과 동일한 조면암이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시추자료와 인근 더데오름과의 관계를 종합하면 더데오름의 용암돔은 최소 해발 -132m 지점부터 더데오름 정상부 표고 228.4m까지 최소 360m 이상의 규모를 갖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산방산의 고도 395m, 비고 345m와 비견될 만한 규모다. 고도는 해수면을 기준으로 측정한 지표의 높이(해발)를, 비고는 산이나 오름의 정상과 주변 지표면 사이의 높이 차이를 뜻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현재 해발고도 228.4m, 비고 48m의 비교적 낮은 오름인 더데오름이 과거에는 산방산과 같은 거대한 용암돔을 이뤘고, 이후 오랜 시간 주변 용암류에 덮이면서 현재와 같은 작은 오름의 형태로 남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현재 시추가 진행 중인 지하 330m에서도 조면암체의 하부 경계가 확인되지 않아, 실제 화산체는 이보다 더 깊은 곳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데오름 조면암돔은 산방산의 현재 기저 고도인 해발 50m보다 낮은 지점인 해발 -132m 이하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방산과 비슷한 시기이거나 그보다 앞선 시기에 형성됐을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한라산연구부는 현재 시추코어에서 채취한 암석 시료에 대한 정밀 분석과 연대측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형성 연대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구부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더데오름 지하 화산체와 산방산을 비롯한 제주 남서부 조면암질 화산체의 형성 관계를 검토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표에서는 작은 오름으로 보이는 더데오름의 지하에 거대한 조면암질 화산체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제주 화산활동의 역사가 현재 지표에 드러난 모습보다 훨씬 복잡하고 입체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앞으로도 지표 암석 시료와 지하 시추자료를 지속해서 확보·기록화하겠다"며 "분석한 실물 시료를 관련 연구자 및 기관과 공유해 제주 화산활동사를 입체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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