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신분증으로 15년 타인 행세…15억 사기 '제주판 리플리' 구속

재력 과시하며 "이자 많이준다" 속여 투자받아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15년간 타인의 신분을 사칭해 15억원이 넘는 거액의 투자 사기를 저지른 50대 여성이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A 씨(50대·여)를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사전자위작, 사문서위조,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범행이 시작된 것은 15년 전인 2011년이다. A 씨는 제주시 길거리에서 우연히 타인 신분증을 주운 뒤 해당 신분으로 사칭하고 다닌 혐의다.

A 씨는 이후 카페 등을 운영하다 채무가 쌓이자 2018년 12월부터는 주변 지인이던 피해자 5명에게 재력을 과시하며 "지인이 건물주인데 임대 수익도 많고 대부업 주주이니 돈을 맡기면 원금 보장은 물론 시중 은행보다 이자를 많이 주겠다"고 속인 혐의다.

이 과정에서 지인이자 피해자의 신분증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수회에 걸쳐 15억7082만원을 송금받은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피해자들에게 각각 다른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지목한 피의자의 이름은 다르지만 '자영업자'라는 공통점에 주목해 조사한 결과 개별 사기 사건들이 A 씨가 주축이 된 하나의 사건임을 밝혀냈다.

A 씨는 경찰이 뒤를 쫓자 이번에는 피해자의 명의를 이용해 서울, 광주, 청주 등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최근 광주 소재 한 고시텔에 숨어있던 A 씨를 체포했다.

권용석 제주동부서장은 "누구든 투자를 유도해 송금을 요청하면 각별히 주의하고 피해 발생 시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