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10만 가구 난방·온수 '전기'로 해결…제주 "화석연료 퇴출"

제주도, '생활영역 열에너지 전기화 대전환 계획' 발표
히트펌프 보급 본격화…태양광 연계 난방비 80% 절감

오영훈 제주지사가 12일 제로에너지 주택 그린 리모델링 준공식에서 '생활영역 열에너지 전기화 대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제주도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2035년까지 도내 10만 가구의 난방과 온수를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 해결하는 '생활영역 열에너지 전기화 대전환 계획'을 추진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12일 '제로에너지 주택 그린리모델링' 건축물인 제주시 화북동 금산로 주택에서 '외부 흔들림 없는 에너지 주권 실현'을 기치로 한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제주 가정·상업 부문 에너지 소비의 32%는 여전히 석유류에 의존하고 있다. 도시가스 보급률도 18.5%에 그쳐 농어촌 지역 상당수는 등유나 액화석유가스(LPG)로 난방을 해결하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청정열(히트펌프) 보급 확대 △산업·관광 분야 재생에너지 100%(RE100) 전환 △지능형 수요관리 자원 확대 △제도적 기반 구축 등 4대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올해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됐거나 설치 예정인 2380가구(정부 확정 예산안 기준)를 대상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시작한다. 설치비의 70%를 보조하고 나머지 자부담도 대여 또는 저리 융자로 지원한다.

마을회관과 복지시설, 어린이집 등 공공시설에 히트펌프를 우선 도입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5년까지 총 9만6156가구에 설치할 계획이다.

주택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함께 활용할 경우 난방비는 기존보다 약 80% 절감될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제주의 한 공공임대주택에 설치된 히트펌프.(제주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특히 제주도는 2035년까지 도내 히트펌프 약 10만 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 가상발전소(VPP)를 구축할 방침이다. 약 1.5GW 규모의 수요처를 확보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완화하고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 등 전력이 남는 시간에 히트펌프를 가동하면 보상을 받는 '플러스 DR(수요반응)' 제도도 도입한다. 난방을 하면서 전기요금 절감과 추가 수익을 동시에 얻는 구조다.

1차 산업과 관광산업에서도 재생에너지 100% 사용 모델을 확대한다. 시설하우스에는 태양광과 히트펌프를 결합하고, 양식장에는 해수열을 활용한 히트펌프를 보급할 계획이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도내 호텔 9곳은 2032년까지 RE100 전환을 목표로 한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 지난 10일 시행령 개정으로 공기열이 태양광·지열과 함께 공식 재생에너지로 인정된 만큼, 제주도는 히트펌프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과 금융 지원, 건축 인허가 시 표준 체크리스트 마련 등을 추진한다.

또 지열 히트펌프가 제주 실정에 맞게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준 완화와 소규모 열 판매 허용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생활 속 화석연료를 깨끗한 전기로 전환하는 이번 정책은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동시에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도민 부담은 최소화하고 참여는 확대해 제주가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선도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