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냐 숲이냐?…제주도, '솔숲 갈등' 서귀포우회도로 해법 모색

20~21일 의제숙의 워크숍 열어 쟁점 정리·의제 도출

20일 서귀포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관련 공론화 의제숙의 워크숍./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공론화를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공론화추진단은 20일 서귀포시청 대강당에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관련 공론화 의제숙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호근동~토평동 구간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1965년 처음 계획됐으나, 2022년에야 공사가 본격화됐다. 도는 총사업비 1131억 원(국비 271억 원·지방비 860억 원)을 투입해 총연장 4.3㎞ 구간을 3개 구간으로 나눠 건설할 계획이다.

도는 시내 중심부인 서홍동~동홍동 2구간(1.5㎞)을 2024년 1월 우선 착공했다. 공사비는 600억 원으로 전액 지방비가 투입된다. 그러나 공사 구간 내 잔디광장과 100여 그루의 소나무 숲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민 반발이 이어졌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2구간 공사현장 내 솔숲./뉴스1

이에 제주도는 교통량 감소 등 여건 변화를 반영해 2구간 공사 계획을 조정했다. 차로를 당초 계획했던 6차로에서 4차로로 축소하고, 인도 폭을 기존 3.8m에서 6.6~13.8m로 확장했다. 가로수 식재 규모도 1만 4000본에서 4만 1300본으로 확대했다.

그 후 공사는 재개됐지만, 작년 11월쯤 솔숲 인근 구간에서 다시 중단됐다. 이에 제주도는 솔숲 훼손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자 공론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에 의제숙의 워크숍은 그 공론화 절차의 첫 단계다.

워크숍에는 3개 그룹이 참여해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마을단체는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현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소나무 이식이나 인근 토지 추가 매입을 통한 공원 확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면 '서귀포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서미모)은 "도로 건설은 진행하되, 솔숲과 잔디광장은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서녹사)은 교통량 감소와 절차적 문제를 들어 "사업 명분이 사라졌다"며 도로 건설 백지화와 녹지공원 조성을 요구했다.

공사가 중단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2구간./뉴스1

전문가와 이해당사자, 미래세대 등으로 구성된 28명의 의제숙의단은 21일까지 이틀간 숙의 과정을 통해 핵심 쟁점을 분석하고 갈등 해소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공론화추진단은 숙의단에서 도출한 의제를 3월 중순 도민 100명이 참여하는 원탁회의에 상정하고, 그 논의 결과를 종합한 최종 권고안을 오영훈 제주지사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고승한 공론화추진단장은 "이번 워크숍은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제주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숙의 과정을 통해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