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없는 마라도, 관광객 구한 숨은 영웅 정체는 '중국집 사장님'

'섬속의 섬' 가파도·비양도 등 도서지역 의용소방대 활약상 주목
물에 빠진 2명 구한 김희주 마라도 의용소방대장 "당연히 할 일"

김희주 마라전담의용소방대장(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소방관이 없는 '섬속의 섬' 제주도 부속섬에서 평범한 주민으로 구성된 의용소방대원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제주에는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속한 가파도와 마라도 등 유인 도서 3곳에서 전담의용소방대를 운영하고 있다.

도서지역 전담의용소방대는 섬에 거주하는 주민 중에서 뽑힌다. 지난 19일 마라도에서 물에 빠진 관광객을 구한 김희주 마라전담의용소방대장도 평소에는 중화요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소방관은 없으나 섬에는 비상대기소 및 소방차, 소방장비를 배치해 언제든지 의용소방대원들이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도서지역 전담의용소방대원들은 구조 활동뿐 아니라 중증 환자가 발생하면 구급업무도 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마라도 보건진료소에서 60대 남성이 뇌경색 증상을 보이자 의용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소방헬기에 태워 병원에 이송했다.

현재 도서지역 전담의용소방대에는 총 60명의 대원이 활동 중이며 최근 4년간 이들의 구급 출동은 총 95건으로, 상당수가 선박이나 헬기를 이용한 이송이 필요한 긴급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에서 바다에 빠진 아버지와 아들을 의용소방대원이 구조해 내 도서지역 의용소방대의 중요성과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2월19일 마라도 수난 사고 현장(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지난 19일 오후 1시 35분경쯤 마라도 신작로 방파제 인근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아들(10)이 바다에 빠졌다. 이를 본 50대 아버지가 바다로 뛰어들었으나 거센 조류로 두 사람 모두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다.

당시 현장에 있던 마라전담의용소방대 서무반장은 즉시 119에 신고했고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김희주 마라전담의용소방대장은 주저 없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 차례로 두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김희주 대장은 "마라도 주민이자 의용소방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사고가 발생하면 서로서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수 제주소방안전본부장은 "도서지역 전담의용소방대는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라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이라며 "앞으로도 교육과 장비 지원을 강화해 도서지역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