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등록 코앞인데…국회 늦장에 제주도의원 선거 '안갯속'

의원정수·선거구 미정 상태로 20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
현행 '45명' 유지 법 개정 추진…도의회 "빨리 확정해야"

송기헌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1.26 ⓒ 뉴스1 신웅수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예비후보 등록이 코앞인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선거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20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지만 의원 정수와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서다. 국회 논의 지연이 이어지면서 선거 준비 현장에서도 혼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도 선관위는 선거기간 개시일(5월 21일) 90일 전인 20일부터 도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다. 그러나 현재 의원 정수도, 선거구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와 의원 정수 등은 지난해 12월 5일 이전 결론이 나야 했지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역대 가장 늦은 지난달 13일에야 구성되면서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탓이다. 정개특위는 지난달 13일과 26일 두 차례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현재는 소위원회를 막 구성한 단계로 전해졌다.

혼란을 막기 위해 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선거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잠정 결정하긴 했지만, 이 역시 정개특위와 행정안전위원회 등을 거쳐 입법 절차가 마무리돼야 확정된다.

관건은 의원 정수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제주 출신인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이 대표발의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됐다. 현행 45명인 의원 정수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원 정수 기준을 전체의 20% 이상에서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제주에서만 시행돼 온 교육의원제가 폐지되면서 6월 30일자로 사라지는 교육의원 정수 5명을 비례대표로 전환해 현재 8명인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13명으로 늘리자는 취지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024년 10월 2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23 ⓒ 뉴스1 DB

정 의원은 지난 5일 행안위 회의에서 "도민들의 뜻과 무관하게 의원 정수가 줄어드는 것은 제주 지방자치와 도민 참정권 제한으로 이어진다"며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 정당 득표율과 의석 비율 불일치를 개선하고, 소수 의견과 사회적 약자의 정치적 진입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정순임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제주에 한해 비례대표 비율을 상향할 경우 의회 구성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의원 정수 유지 방안으로 지역구 의석 확대 등 다른 대안 역시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역시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과 지역사회 구성의 다양성 정도, 도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검토보고서에서 제시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장.(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 뉴스1 오미란 기자

도의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의회는 지난 5일 본회의에서 '2026년 6·3 지방선거 도의회 의원 정수 확정 촉구 건의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도의회는 건의안에서 "제주특별법에 따른 5321건의 특례를 다뤄야 하는 상황에서 별도 대안 없는 의원 정수 감축은 제주의 지역적 특수성과 교육행정에 대한 도의회의 견제·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국회와 정부를 향해 의원 정수를 일단 45명으로 조기 확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상봉 도의회 의장도 이날 개회사에서 "이번 건의안은 제주의 특수성을 지키고 도민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담아내기 위한 절박한 요구"라며 "국회와 정부가 제주의 자치권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민께서도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뒤늦은 선거구 획정(합구)으로 홍역을 치렀던 박호형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10일 행자위 회의에서 "2022년에도 시간을 끌다가 선거를 불과 37일 앞두고 선거구가 획정돼 혼란스러웠다"며 "이런 상황이 4년마다 반복되고 있는데 제도적으로 더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