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3 추념식 슬로건 공모에 1000건 접수…"최우수작 없다"

도, 4·3 실무위원회 의견 수렴 자체 발굴·확정

지난해 4월 3일 제77주년 제주4·3 추념식이 열린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시민들이 희생영령을 위해 헌화 분향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3/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내년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슬로건이 확정됐다.

제주도는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를 제78주년 4·3 추념식 슬로건으로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제주4·3의 아픈 역사 속에 깃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을 통해 진실과 인권의 가치를 세계와 미래 세대에 전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앞서 제주도는 10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 달간 4·3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국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슬로건 전국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도내 139건, 도외 861건 등 총 1000건의 작품이 접수됐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총 8건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다만 올해 4월 제주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12월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라는 역사적 성과를 보다 분명히 담아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최우수작'을 선정하지 않았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 12월 22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실무위원회' 의견 수렴을 거쳐, 공모 결과를 바탕으로 슬로건을 자체 발굴·확정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우수작으로는 '작별하지 않은 4·3, 함께 만드는 평화의 봄', '4·3의 정신으로 피운 제주, 평화의 빛으로 세계를 잇다', '기억하는 4·3의 정신, 이어가는 평화의 물결'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세대와 세계를 잇는 평화를 주제로 한 5편의 장려작이 함께 선정됐다.

제주도는 확정된 슬로건을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 홍보 아치와 선전탑, 현수막,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홍보물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제주4·3은 국가폭력의 비극을 넘어 진실과 화해, 상생의 가치를 일궈낸 역사"라며 "유네스코 등재와 평화인권헌장 선포를 계기로 4·3의 민주주의·평화·인권 가치가 세계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