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군사정변 기념 '516로' 명칭에 "재논의 필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44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도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3/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44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도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3/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오영훈 제주지사가 박정희 군사 정권의 '5·16 군사 정변'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은 '516로'의 도로명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13일 말했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제444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 516로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김대진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동홍동)의 도정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오 지사는 "나 또한 '5·16' 용어 개념을 좋아하지 않는다. (516로 명칭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다만 도지사로서 감정과 기분이 아닌 법률에 근거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략 2000명의 (516로 명칭) 사용자가 있는데, 도로명주소법에 따르면 2분의 1 이상 서면 동의가 있어야 (도로명 변경이) 가능하다"며 "물론 관련 위원회 심의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 12월 서귀포시가 (516로 명칭) 사용자 512명을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했는데, 접수 의견 20건 중 (명칭 변경) 반대가 18건, 찬성이 2건으로 나왔던 적이 있다"며 "2019년 1월에는 한 방송사가 SNS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 139명의 60%가 '현행 유지' 의견이었다"고 부연했다.

오 지사는 "그런데도 다시 한번 도민 의견, 그리고 (516로) 도로명 사용자 의견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절차를 밟을 것인지 서귀포시와 협의해 가겠다.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새롭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올해는 1969년 완공된 516로가 56년째를 맞는 해이자 지난해 무도한 수괴에 의한 '12·3 내란 쿠데타'를 종식시키는 해다. 5·16의 망령을 붙잡고 도로명으로 사용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직무 유기가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며 거듭 516로 명칭 변경을 촉구했다.

제주시 516로에 설치된 516로 설치 기념비. 2016년 12월 누군가 빨간색 페인트로 '독재자'라고 낙서한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News1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