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아직 '반팔'이 대세…가을 '늦더위'에 도민·관광객 '헥헥'

10월에도 낮 최고기온 29~30도…전력소비량↑

12일 오후 반팔 차림을 한 관광객들이 제주시 용담해안도로를 걷고 있다. 제주는 10월에도 낮 기온이 29~30도의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2025.10.12/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몇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겉옷이 필요한 계절이었는데 아직도 여름옷을 옷장 깊숙이 집어넣지 못하고 있어요"

가을 한복판임에도 제주에서는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와 서리가 내려 늦가을의 문턱이라는 '상강'의 중간쯤인 12일. 제주는 여전히 한낮 최고기온이 29~30도를 기록하는 여름 날씨를 보인다.

이날 오후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에는 가을이 무색할만큼 제법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드문드문 긴팔 셔츠를 걸친 관광객도 보였지만 대부분 반팔과 반바지 차림이거나 양산으로 햇살을 가려야 했다.

가을 하늘은 맑고 푸른 바다가 반짝였지만, 바닷바람마저 더운 기운을 식히지 못했다.

도민 양모씨(70)는 "10월인데도 더위가 수그러들지 않아 추석 명절 음식이 쉬어 속이 상하더라"며 "이제는 여름이 4~5개월이고 가을은 2개월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늦더위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계속되는 가을 무더위에 에어컨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전력 소비도 기록적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간 지역 하루 최대전력량이 800MW를 넘었다. 전년 대비 평균 10% 이상 높은 수치다.

추석 연휴였던 10월3일에는 하루 최대전력량이 860.48MW까지 치솟았다.

12일 오후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에서 양산과 반팔 차림을 한 관광객들이 제주의 풍광을 즐기고 있다. 제주는 10월에도 낮 기온이 29~30도의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2025.10.12/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지난 7일 밤에는 제주지점(북부)과 서귀포지점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두 지점의 올해 누적 열대야 일수는 각각 73일, 78일을 기록했다.

해수면 온도도 올라 제주에서는 여름철에 맛볼 수 있던 한치가 10월에도 어선에 잡히는 현상도 생겼다.

지점별 역대 10월 일 최고기온 기록도 계속 경신되고 있다. 지난 4일 성산지점(동부)의 일 최고기온이 29.5도, 11일에는 고산지점(서부)은 29.3도로 각각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에는 서귀포지점(남부)의 일 최고기온이 31.3도까지 올라 역대 1위에 올랐다.

기상청은 당분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다 오는 17일 이후 북쪽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겠다고 전망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