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 확대 앞두고 제주 관광객 '1000만 돌파'…'긴장 반 설렘 반'
中여행객 비중 높은 제주, 관광업계 영향 촉각
첫날 中단체관광 2천여명, 제주 아닌 인천으로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 관광객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전국적으로 무사증 제도를 확대하기 사흘 전의 일이다.
29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제주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지난 26일 기준 총 1003만4152명(잠정)으로 집계됐다. 내국인 832만5306명(82.97%), 외국인 170만8846명(17.03%)이다.
이번 1000만명 돌파는 지난 2023년(9월 29일)보다 3일 빠르고 지난해(9월 17일)보다는 9일 느렸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9월 14~17일) 동안 18만여 명이 입도해 그 시기를 앞당기는 데 한몫했다.
올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7만2323명 대비 16.1% 증가했다.
국가별 증감률(7월 말 기준)을 보면 지난해 대비 태국(203.6%), 인도네시아(42.1%), 미국(32.0%), 대만(35.4%) 국적의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다만 관광객 수로만 보면 여전히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이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1만명(13.7%) 증가해 전체 외국인의 73.8%(7월 말 기준, 94만974명)를 차지했다.
외국인 대상 제주 관광시장은 중국인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중국정부의 '한한령' 여파로 관광업계가 말 그대로 '휘청'였던 때도 있었다. 당시 제주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360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1년 만에 123만명 대로 65% 이상 급감했다.
제주 업계가 이번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사증 제도 확대에 기대반 우려반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무사증 제도는 지난 2002년 4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97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고시하는 23개국을 제외한 176개 국가를 대상으로 30일간 무비자 체류를 허가해왔다.
'비자 없이 여행한다'는 장점은 많은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을 제주로 이끌었다. 그러나 체류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무비자로 우리나라 전역을 여행할 수 있게 되면서 제주로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 무사증 확대 첫날인 이날 중국 단체 관광객 2000여 명은 제주가 아닌 인천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인천항에 기항할 예정인 중국 톈진발 크루즈 '드림호'(7만 7000톤급)의 정원은 승객 2270명, 승무원 600명이다.
반면 상품 다변화를 통한 추가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제주~중국 직항 노선이 2016년 31개 도시에서 현재 13개 도시로 줄어든 상황에서 인천, 부산 등을 거쳐 입도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부산과 제주를 연계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중국 국경절(10월 1~7일) 기간 수도권 지역 숙박은 거의 만실인 상태로, 당장 제주에 대한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기준이 3인 이상으로 완화돼 기존 개별 관광객으로 분류되던 가족형 여행객이 단체 관광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 내 경기침체 장기화,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중국인 여행수요 하락세 요인을 고려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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