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첫 영화 상영관 철거에 "서귀포의 역사·문화적 기억 지우는 것"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회 명의 성명…"보존 계획 세워야"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서귀포 지역의 유일한 영화 상영관 건물 철거를 놓고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2일 이사회 명의의 성명을 내고 서귀포 관광극장 철거 중단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서귀포의 문화적 자긍심이자 제주 근대 건축사의 자산인 서귀포 관광극장 외벽이 철거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건물 철거가 아니라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적 기억, 공동체의 정체성을 허물어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정은 보존을 위한 기술적 대안이 가능했음에도 검토하지 않았고, 시민과 건축계의 목소리 또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는 서귀포시민과 올레꾼 모두에게 공공적 기억의 상실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거 공사가 시작되면서 외벽 일부가 이미 훼손됐지만, 아직 서귀포관광극장의 흔적은 남아 있다"며 "남아 있는 외벽과 돌무더기의 현장 보존, 시민·건축계·문화예술계와 함께하는 복원 및 활용 논의 등 재생 계획 수립을 촉구한다"고 했다.
서귀포 관광극장은 1963년 서귀포시(당시 서귀읍) 최초의 극장으로 개관해 영화 상영관으로 운영해 왔지만 1999년 문을 닫았다.
서귀포시는 2013년 건물을 임대해 아트플랫폼사업으로 4점의 공공미술작품을 설치했다. 또 2015년엔 노천극장으로 재개관해 다양한 공연 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했다.
서귀포시는 이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주민 의견에 따라 2023년 12월 건물과 부지를 매입했다.
서귀포시는 건물 노후화 등으로 안전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했는데 'E등급 판정'이 나오자 철거를 결정했다.
서귀포시는 향후 연구용역 등을 통해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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