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공항 취소 판결, 제주 제2공항에 '불똥'…조류충돌 쟁점 부각

환경영향평가 뇌관으로 부상

제주 최대 철새도래지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저어새(자료사진)/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법원이 새만금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새만금공항 취소 판결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조류충돌'이 지목돼 현재 진행 중인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류충돌 문제는 2023년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당시 한국환경연구원(KEI)의 의견서를 보면 제2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 횟수는 최소 4.6회, 최대 14.3회로 추산됐다.

새만금공항의 45.92회보다는 작지만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소 2.7배에서 최대 8.3배가 높은 결과다.

국내에서 조류 충돌수가 가장 높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에서 최대 4.96배나 높다.

제2공항 반대측은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조류 충돌 조사가 왜곡됐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의 철새는 대다수가 겨울철새인데 제비와 직박구리 등 여름철새 위주로 조사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1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협의회 회의에서 한 위원이 철새도래지역 현황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6.19/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새만금공항 판결 후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의 취지는 제주 제2공항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민회의는 "제2공항 역시 입지 선정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 평가는 항목에 없었고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제2공항 후보지 인근에서 발견된 172개 종 가운데 겨우 39종만 평가에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이같은 논란을 고려해 현재 진행 중인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 충돌 여부 등 조사 범위를 확대한 상태다.

동식물상 조사범위를 300m에서 2㎞로 확대하고 조류 위치추적장치를 기존 4종에서 다양화하고 50대 미만에서 50대 이상으로 늘려 조류 충돌 가능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환경영향평가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에 따라 환경부가 아닌 제주도가 협의기관이다.

한편 제주 제2공항 건설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50만 6000㎡에 5조 4532억 원(1단계 사업 기준)을 들여 활주로, 유도로,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