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서 촬영 후 쓰레기 버리고 철수…"과태료 부과 검토"

디즈니+ '현혹' 측 "어두워서 마무리 미흡…상황 인지 후 바로 정리"

한 시민이 드라마 '현혹' 촬영후 쓰레기가 무단 투기된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 갈무리./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시가 제주의 한 오름에서 촬영을 진행 후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드라마 제작사에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한 시민은 제주의 한 오름에 쓰레기가 버려진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지난 27일 찍은 이 영상은 제주의 숲에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비닐류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거나, 생수병, 검은색 봉지, 부탄가스 용기, 심지어 배우 김선우 얼굴이 그려진 컵 홀더 등이 널브러져 있다.

해당 장소는 제주시 애월읍 소재 작은 노꼬메 오름 인근의 국유림 숲이다.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디즈니+'의 '현혹'으로 특정됐다.

'현혹' 측은 제주시 공원관리 부서에 8월 26일 하루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국유림 지역인 바리메오름 일대에서 촬영하겠다며 협조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작은 노꼬메오름은 바리메오름 인근에 있는 곳이다.

논란이 일자 '현혹' 측은 "촬영이 늦게 끝나 어둡다 보니 꼼꼼하게 현장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라며 "상황을 인지하고 촬영장과 유관 기관에 사과 및 양해를 구하고 바로 쓰레기를 정리해 현재는 모두 정리된 상태다"라고 했다.

이어 "촬영 후 현장을 잘 마무리 짓지 못해 불편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 촬영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시 애월읍은 무단 투기 관련 내용을 접수 후 현장을 확인했고, 현재 처분을 검토 중이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는 '생활폐기물을 버리거나 매립 또는 소각한 자'에 대해서는 고발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게 돼 있다.

고발 조치와 과태료 부과는 버려진 양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번 촬영장에서 버려진 양은 과태료 부과 대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비록 무단 투기한 다음 날 바로 치웠지만 무단 투기한 사실이 인정됨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파악한다"며 "관계 법률을 검토한 후 과태료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혹'은 1935년 경성, 반세기가 넘도록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아 의혹과 소문이 가득한 매혹적인 여인 송정화의 초상화를 의뢰받은 화가 윤이호가 그녀의 신비로운 비밀에 다가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비상선언' 드라마 '더 에이트 쇼'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작품이며 수지, 김선호가 주인공을 맡았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