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부츠 신고 홍삼 먹는 '귀한 몸'…경주마들의 폭염나기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여름철 특별 관리…주기적 찬물샤워도

제주 말 관리자가 폭염에 지친 경주마에게 찬물 샤워를 해주고 있다.(한국마사회 제주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에 닥친 기록적인 폭염에 경주마들도 특별 관리에 돌입했다.

6일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에 따르면 여름철 경주마 보호를 위해 가장 신경써야 할 부위는 바로 '발목'이다.

경주 후 체온, 심박수, 호흡이 안정적으로 회복되지 못하면 열사병은 물론 경주마의 가는 발목에 열이 몰려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사회는 특수 제작한 얼음부츠로 다리를 감싸주거나 얼음물에 넣어 오른 열을 잡아준다. 황토팩이나 석고팩, 얼음팩 찜질도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주기적으로 큰 혈관이 지나가는 목과 다리 안쪽부터 시작하는 찬물샤워를 통해 보다 빠르게 열을 식히기도 한다.

말들이 지내는 실내 마방 천장에는 지름 약 3m의 초대형 선풍기를 설치해 내부 열기와 습기를 배출하고 있다.

제주 경주마가 원목마방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로 바람을 쐬며 여름 보양식을 먹고 있다.(한국마사회 제주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말은 경주 한 번으로도 수분 손실과 에너지 소모로 체중이 크게 감소할 수 있어 영양분 보충도 필수다. 여름에는 땀으로 인한 체중 감소 폭이 더욱 커 충분한 수분 보충과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단 음식을 선호하는 말의 기호에 맞춰 시원한 수박을 배급하거나 소금과 미네랄블럭으로 손실된 전해질을 보충해 탈수도 예방한다.

사람도 여름 보양식으로 찾는 홍삼, 장어, 새싹보리도 특식으로 주어진다.

한국마사회 제주본부 관계자는 "여름철 질병은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말 관리자들이 하루에 최소 2회 이상 말을 관찰하며 여름철 더위 속에서도 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의 올해 7월 평균기온은 27.9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8월 들어서도 도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무더위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