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주 임신부 헬기 타고 200㎞ 날아가…8일새 3명째 타지역으로
제주 신생아중환자실 16개 병상이 전부
"고위험 산모의 헬기 이송 반복될 것"
- 홍수영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부족 문제로 약 일주일간 3명의 임신부가 헬기를 타고 타지역까지 이송됐다.
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25분쯤 제주시 아라일동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임신 26주 차의 A 씨(30대)의 전원이 필요하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조기양막파열로 인해 유사시를 대비한 신생아중환자실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병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A 씨는 제주공항까지 이동한 후 부산소방 헬기를 타고 200㎞ 거리가 넘는 부산 소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앞서 7월 28일에도 28주의 임산부가 조기 진통을 느꼈지만 신생아중환자실 부재로 인해 제주소방 헬기를 타고 전주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틀 후인 30일에는 쌍둥이를 임신한 임산부가 조산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광주소방 헬기를 이용해 광주 소재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고위험 산모들이 헬기를 타고 수백㎞를 날아가는 이유는 도내 신생아중환자실 부재 문제가 가장 크다.
제주에서는 제주대병원이 유일하게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한라병원의 경우 2023년 5월 이후 신생아중환자실 전담 전문의의 사직으로 병상 운영을 중단했다.
결국 제주지역 산모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신생아중환자실은 총 16개 병상에 그친다. 제주대병원에서 월평균 44명의 산모(2023년 기준)가 출산하는 가운데 78.6%가 고위험 분만인 점을 고려하면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22년에는 3명, 2023년 10명, 2024년 9명의 고위험 산모가 헬기를 이용해 타지역 병원으로 옮겼다.
이와 관련, 제주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지역 전체적으로 신생아중환자실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고위험 산모의 헬기 이송은 반복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gw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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