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불놓기' 대체 콘텐츠는?…제주시, 아이디어 공모

산불 우려·기후 위기에 불놓기 폐지후 정체성 흔들

제주들불축제’에서 축제 오름 불 놓기2021.3.1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시가 '2026 제주들불축제'에 전문가들의 심층진단과 국민의 창의적 제안을 반영한다.

제주시는 2026 제주들불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전문가 집중 회의'와 '전국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제주시는 오는 2일과 9일 양일간 시청 1별관 회의실에서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위원장 오용덕)를 중심으로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집중회의'를 연다.

회의에선 △킬러콘텐츠 개발 △축제 정체성 및 전통문화 요소 도입 △오름 활용 확대 및 친환경 프로그램 운영 △시민 참여 상생방안 등 4개 주제를 놓고 심층 토론을 진행한다.

또 들불축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제주들불축제 아이디어 공모전'도 병행한다.

공모 분야는 △디지털과 친환경 요소를 접목한 메인 콘텐츠 및 프로그램 △축제 운영 개선 제안 등이다. 전문가 심사를 통해 최우수 1명(100만 원), 우수 1명(50만 원), 장려 2명(각 25만 원)을 선정해 시상한다.

공모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가지다.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공모하면 된다.

현경호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2026 제주들불축제는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가치를 바탕으로 축제의 정체성과 콘텐츠 완성도를 강화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참여형 축제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해충을 없애기 위해 목장이나 들판에 불을 놓았던 풍습인 '방애'에서 유래됐다.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주시 주최로 1997년 시작한 축제는 애월읍 어음리(제1·2회), 구좌읍 덕천리(제3회)를 거쳐 2000년 제4회 때부터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작은 화산체인 새별오름 가운데 38만㎡를 태우는 게 이 축제의 백미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기후 위기 속 탄소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불 놓기가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과 산불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올해부터 제주들불축제를 '불' 대신 '디지털'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축제 기간 기상 악화로 3월 14일을 제외한 15~16일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