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이제 세계의 기억으로" 영령에 바친 세계기록유산 인증서
제주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 봉헌식 거행
오영훈 "당신들의 고통 헛되지 않았음을 세계에 말할 수 있게 돼"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오랜 세월 말할 수 없었던 슬픔과 아픔의 진실이 침묵을 깨고 세계의 기억, 인류의 기억이 되었습니다."
진실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담은 제주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가 영령들 앞에 놓였다.
4·3희생자유족회와 4·3평화재단은 18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에서 ‘제주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 봉헌식’을 거행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정영남 제주재향경우회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제단에 헌화 분향 후 이날 도착한 등재 인증서를 봉헌했다.
이들은 "이 땅의 진실과 정의, 평화와 인권을 향한 숭고한 뜻을 가슴에 품고 떠나신 영령들 앞에 뜻깊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며 "이 영광은 4·3영령님 한 분 한 분의 고귀한 희생과 피땀 위에 쌓아 올린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것들은 4·3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 연구자와 활동과 나아가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이들의 연대와 헌신의 결실"이라며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실천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앞으로 남겨진 과제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증서 봉헌에 이어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에 힘쓴 기여자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도 진행됐다.
감사패는 하성용 제주도의회 의원, 문혜형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위원회 공동위원장, 유철인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양정심 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 김창후 4·3연구소장이 받았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당신들의 고통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당신들의 외침이 세계를 울렸음을, 이제 우리는 전 세계에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제주4·3의 진실이 세계 곳곳에서 평화의 씨앗이 되도록, 이 땅의 아픔이 인류의 지혜로 승화되도록 우리는 계속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제주탑동해변공연장에서는 ‘세계가 기억하는 제주4·3, 기억으로 잇는 평화의 울림’을 주제로 공식 등재기념식과 평화음악회가 열린다.
앞서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지난 4월 11일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아카이브(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승인했다.
제주4·3기록물에는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증언(1만 4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3건) 등 1만 4673건의 역사적 기록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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