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지키는 기초질서…가방 분실 외국인도 도와

제주시내서 활동 중인 기초질서 지킴이.(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시내서 활동 중인 기초질서 지킴이.(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거리 곳곳의 기초질서 지킴이로 나서는 데 이어 관광객을 돕기도 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

8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느영나영 복지 공동체와 협업해 활동하고 있는 기초질서 지킴이 시니어(이하 지킴이)들은 지난달 18일 제주시 연동에서 난처한 상황에 처한 관광객을 마주했다.

당시 택시에서 내리던 중국인 관광객 A 씨는 여권과 카드가 든 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A 씨가 당황해 어쩔줄 몰라하자 지킴이들은 택시 요금을 대신 지불하고 안심시켰다. A 씨는 연동지구대까지 자신을 데려다 준 지킴이들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이같이 제주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킴이들은 지난 4월14일부터 3개월간 기초질서 위반 사례 1200건 이상 바로잡는 성과를 거뒀다.

제주시 누웨모루 거리부터 드림타워까지 신제주 및 제주공항 일대에서 무단횡단 지도 379회, 금연장소 흡연 지도 338회, 쓰레기 투기 209회, 지리 교시 197회,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132회 등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초질서 지킴이로 활동 중인 임춘여 씨는 “처음에는 생소하고 부담스러웠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고마움을 표현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큰 변화를 당장 만들 수는 없지만 꾸준히 소통하면서 활동하다 보면 언제가는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자치경찰단 관계자는 “기초질서 지킴이 활동은 노인 일자리 사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니어들이 평생 살아온 터전에서 직접 나서 기초질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며 “이런 풀뿌리 활동이 제주 전체의 기초질서 의식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