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껍질 벗겨진 후박나무 43그루 발견

환경단체 "약재로 쓰려고 벗긴 듯…불법 행위"

제주의 한 임야에서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수십그루가 확인됐다.(제주자연의 벗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의 한 임야에서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수십그루가 발견됐다.

환경단체 '제주자연의 벗'은 16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한 임야에서 후박나무 43그루를 무더기로 박피(껍질을 벗겨냄)한 현장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박피된 후박나무들은 둘레가 70~280㎝, 높이는 10~15m에 달한다. 단체는 해당 나무의 수령이 최소 70~80년, 많게는 100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박피된 후박나무는 밭둑에 6그루, 농로 주변에 13그루, 산림지역에 24그루 있었다.

후박나무는 난대 수종으로서 국내에선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는 수종이다.

이 나무는 키가 크고 수관이 넓어 그늘을 넓게 드리우기 때문에 제주에선 가로수로도 많이 쓰인다. 후박나무 껍질이나 잎은 민간요법에서 약재로 쓰여 왔다.

단체는 누군가 약재로 쓰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고 추측하고 있다.

단체에서 확인한 결과, 후박나무 박피가 이뤄진 곳의 지목은 '임야'로 생태계 보전 지구 5등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아 허가 없이 나무를 베거나 식물을 채취하는 행위가 불법이다.

제주의 한 임야에서 껍질이 벗겨진 후박나무 수십그루가 확인됐다.(제주자연의 벗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사유림이라 할지라도 보전지역은 관련 행위에 허가 절차가 필요하고, 일반 산지라도 열흘 전에 관계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이 단체는 박피가 직접적으로 나무를 베는 행위는 아니지만 산림 훼손 행위로 간주할 수 있고, 생태계 보전 지구에선 5등급이라 해도 훼손 행위 자체는 엄격히 규제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합법이든 불법이든 이렇게 오래된 나무껍질을 무자비하게 벗겨내는 행위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박피가 과도하면 나무를 고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숲의 생물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당국의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ksn@news1.kr